상생(相生)이라는 아름다운 의미

상생(相生)이라는 단어는 아름답다. 어떠한 미사여구를 붙여도 자연스럽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상생은 공존(共存)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그렇지 못하기에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나온다. 이기주의(利己主義)가 큰 원인이다. 타인을 생각하지 않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편협된 생각과 행태가 문제다. 이것이 사회 질서를 무너트리고 상생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다. 수준 낮은 정치와 비정한 경제활동이 그렇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웃이 원인이다. 반대로 상생을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과거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이것이 문제가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이 한보철강이다. 당시 대기업 행태는 심각했다. 중소기업의 터전까지 침범하며 무자비한 공세를 펼쳤다. 상생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보였다. 마치 코 흘리게 사탕을 빼앗는 몰지각한 어른의 모습이 연상됐다. 다행히 1977년 대기업이 특정 업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시행하면서 잠시 불을 껐다. 그렇지만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에 중소 업체 피해가 막심했다. 생각하기도 싶지 않은 흑역사이다.
하지만 끝난 줄 알았던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이 잔불로 살아났다. 좀비처럼 살아나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치킨이나 피자는 골목상권의 대표 업종이다. 이 업종은 정년퇴직했거나 실직을 한 소자본 창업자가 많다. 생존과 직결된 생업(生業) 성격이 짙다. 이들이 먹고살기 위한 생활전선에 대기업이 숟가락을 얹은 것은 잘못됐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형 유통업체가 치킨과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 그것도 터무니없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대부분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미끼상품이다.
소상공인들은 사회 약자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치킨과 피자 판매는 소비자를 유혹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은 생계수단을 침범당하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는 무심코 던지는 돌이지만 이것을 맞는 소상공인의 아픔은 곧 절망이다. 아무리 경쟁 사회이지만 상도의는 지켜야 한다.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는 상술은 그만두는 것이 도리이고, 상생을 역행하는 행동은 당장 멈추는 것이 옳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이 사례처럼 다 그렇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지방의 한 빵집 미담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한다. 상생을 솔선하는 모습이 널리 회자(膾炙)된다.
빵집이 다른 빵집에 빵을 주문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자신들이 만들어도 될 빵을 동종 업체에 주문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이 믿기지 않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대전의 유명한 빵집 성심당이 같은 지역 빵집에 샌드위치 150여 개를 주문했다고 한다. 샌드위치 가게 주인은 주문처가 성심당이라는데 놀랐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는 ‘노쇼 사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심당은 1년 매출이 1,000억 원이 넘는 유명한 빵집이다. 그런 유명한 빵집이 소규모 업체에 빵을 주문했으니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내막을 파악하고는 안심할 수 있었다. 진짜 성심당이 주문한 것이 맞았다. 직원들의 점심으로 주문한 것이었다. 그 속에는 지역 자영업자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하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대형 유통업체와 대비되는 이 행동은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다. 상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전술한 바와 같이 아이의 코 묻은 사탕까지 빼앗아 먹는 대기업이 보고 배워야 할 교훈이다. 우리 주위에는 상생하며 발전하는 착한 기업이 의외로 많다. 이 기업 중 우리 업계가 빠지면 섭섭하다.
대표적 기업이 포스코다. 중소 업체 스마트화 공장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실제로 2019년부터 6년간 총 460여 개사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며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기반을 마련했다. 그 대상 중 하나인 대창스틸은 생산 효율성 향상에 획기적인 성과를 내는 등 내실 있는 결과물로 혜택을 받지 못한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현시점에서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대기업이 수많은 시행착오로 축적해 온 제조혁신 경험을 중소기업에 전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을 포스코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름도 ‘동반성장지원단’이다. 대전의 한 빵집처럼 착한 기업의 선한 영향력을 우리 업체가 펼치는 것은 오월의 아카시아 향기처럼 향긋하고 감미롭다. 자부심마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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