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1] 산업현장 안전에 미래 달렸다…철강·비철금속 산업 재해율 분석
편집자 주 : 국내 철강금속업계는 국가 경제의 핵심 기반 산업이자 다양한 전방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를 공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고열, 중량물 취급, 유해 물질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이 많아 그 어느 산업보다 사업장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단순히 법적 의무를 넘어, 안전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경영 안정 및 이슈 부각에 따른 견제·감시 강화 문제, 회사 구성원 내 갈등 고조, 안전 중시 고객사의 거래 리스크 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강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철강·금속업 불황기에 안전 투자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고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고용노동부 등)와 시민단체 등에선 오히려 “불황기에 안전 부문이 느슨해질 것이 우려된다”라며 더욱 강한 감시 및 법적 의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철강금속 사업장 내 안전이 더욱 강조되는 시기임을 인식하고 지난해 창간 특집에 이어 올해 창간 특집에서도 산업현장 안전과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기로 했다.

■ 중후장대·대규모 장치 산업인 ‘철강금속업’…통계로 보는 산재 내역은?
지난 2022년, 한국철강협회와 안전보건공단은 철강산업 재해율을 낮추고 안전하고도 생산적인 현장 운영을 위한 백서인 ‘철강산업 중대재해 사례집’을 발간한 바 있다. 현재도 이 보고서는 철강금속 업계의 기초적 안전사고 사례 모음 및 사고 예방방식, 자료 조사 수집의 기초로 통용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업계로서는 부담스럽지만 정확한 안전 관련 수치 나열과 분석으로 실질적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금속 제조업(철강업 포함)의 재해자 발생 건수는 850명으로 전체 제조업 재해자 2만 9,274명의 2.9%를 차지했다.
이 중 업무상 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622명, 사망자가 17명에 조사됐고, 업무상 질병으로 재해자로 분류된 인원은 이환자가 189명, 사망자가 21명, 기타 요인이 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제조업 근로자 수 대비 재해자 수는 1.48% 수준이다.
전체 제조업 대비 철강금속업의 3% 이하인 재해자 수와 근로자 수 대비 재해자 수는 ‘비교적 많다’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다만 문제는 사업장 특성상 높고, 크고, 무거운 장비 및 시설에서 작업하며 뜨겁고, 무겁고, 단단한 상품을 다루는 점에서 사망자 비율이 타 산업에 비해 높다는 점에 있다. 조사 기준 전체 제조업 사망자 수 492명 중 38명이 철강금속 제조업에서 발생하면서 사망자 비중은 7.72%로 높은 편에 속하고 있다.

특히 철강금속업에서는 ‘끼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다음으로 ‘이상온도 접촉’, ‘물체에 맞음’, ‘부딪힘’ 순으로 산업 재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장에서 이들 문제만 다잡고 가더라도 상당한 재해 예방이 가능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올해 4월,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는 철강산업 안전 시스템 실태 및 대안 마련 연구서를 발표하며 자체적 집계지만 보다 최신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이 연구서에선 2013~2022년 전국 제철소와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산재가 1,901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서는 특히 협력사와 자회사들에서 발생한 산재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조사대상 기간 총 783건의 산재가 이들 업체에서 발생한 가운데 ‘이동장비에 의한 협착’이 가장 많았으며 ‘작업 중 추락’, ‘보호구 미착용 또는 지정보호구 미착용’, ‘방호물 설치 미흡’, ‘배관 내 잔류 물질 노출’, ‘작업장 안전공간 확보 미흡’, ‘공구 사용 작업 중 공구에 의한 타격’, ‘정비·수리 업무 중 중장비에 의한 압착 또는 협착’, ‘정비 작업 파편’, ‘장비 작동 중지 후 작업완료 중 미인지 재작동’, ‘크레인 등 중장비 작동 미중단 접근 사고’, ‘가스 누출’, ‘축로공·먼지 노출·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이 나머지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질병코드 분류별로는 S코드(상해·외상) 565건, M코드(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 질환) 104건, T코드(화상·부식·동상·손상) 37건 등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H코드(감각신경성난청) 29건, I코드(뇌혈관, 심장질환) 9건, C코드(악성종양) 5건 등으로 집계됐다.

■ 대규모 장치사업장인 ‘제철소’, 안전 부문에서도 최일선 역할 해야
제철업은 자동차, 조선, 기계 등 타 산업과의 연쇄효과가 매우 크고, 국가 경쟁력 및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매우 높은 산업이다. 이에 국내 제철업의 발전은 속도와 규모, 내용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국내 주력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제철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서 자동화 기술이 공정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지만, 에너지 다소비, 오염물질 배출 등의 환경 문제가 있으며,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안전 문제에 노출된 장소이기도 하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해 ‘철강산업 작업환경관리 길잡이 –제철업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철업 공정별 노출 특성 등을 고려한 작업환경 관리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철소 내에는 코크스오븐, 용해로, 정련로, 고온의 주편 등 다양한 고열원이 있으며, 다양한 실외 작업에서도 여름철 고온에 노출되고 있다. 일을 하는 동안 체내에 열이 쌓이면 열을 배출하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되는 데, 때때로 빠르게 몸을 식혀주지 못하게 되면 높은 체열이 사람을 지치게 하고 작업능률을 저해하며 사고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특히 가장 전형적인 열중증 형태인 ‘열경련’은 주로 고온 환경에서 심한 육체적인 노동을 할 때 나타나고 있다. 작업 중에 많이 사용하는 근육에 발작적인 경련이 일어나는 데 작업 후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며 팔이나 다리뿐만이 아니라 등 부위의 근육, 위(胃)에도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먼저 현기증, 이명,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먼저 동반할 수 있다.
또한, 제철소에서는 다양한 시설의 가동에 의해 대부분의 현장이 소음에 노출되고 있다. 원하지 않는 소리의 총칭인 ‘소음’은 그 물리적 성질은 음과 동일한 것이지만 듣기 싫고,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인간의 생리적 기능에 변화를 주고, 청력을 저해한다. 즉, 발생원이 무엇이든지 간에 불쾌감을 주고 작업상 능률을 저하시킨다. 제철소 환경에선 소음성 난청과 이명(귀울림), 스트레스 연관 증상이 발생한다.
또한 제철소에서 다루는 주요 원료도 주의성이 요구된다. 내식성 강철의 주요 원료인 크로뮴(Cr)은 제철소 내에서 대부분 금속 크로뮴 상태로 다루지만, 일부 공정에서 6가 크로뮴(무수크롬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6가 크로뮴은 3가 크로뮴에 비해 호흡기 흡수율이 높고 인체에 대한 영향이 크며, 체내에서 매우 불안정한 물질로 여러 환원 기전을 통해 3가크로뮴으로 환원된다. 6가 크로뮴은 만성적 노출 시 비중격 천공을 유도할 수 있으며, 크롬 중 6가 크롬만 인체에 발암성이 있으며, 폐암 및 기관지암 등을 유발하여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도와 내식성을 높이는 니켈(Ni)도 보건 안전에 있어서는 유의 물질로 분류된다. 니켈에 의한 피부 노출은 접촉성 피부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니켈을 섭취한 경우에도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현기증, 권태감 두통 등의 신경학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니켈 정제 공장 근로자들에서 자연유산 발생이 증가하였고, 동물실험에서 정자 수 및 정자 활성의 감소가 있었다. 니켈 연무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경우 만성비염, 부비동염, 비중격천공 및 후각 소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카드뮴과 바나듐, 코발트, 납, 오산화바나듐 등 고부가 강철에 사용되는 원료 등도 사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카드뮴은 급성 건강 장해로 흡입 시 기관지와 호흡기 염증으로 인한 코와 목의 염증 및 건조, 기침, 두통, 현기증, 쇠약,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
코발트는 흡입시 기침, 숨 가쁨, 인후염, 천명이 유발될 수 있고, 눈 접촉 시 충혈, 섭취 시 복통과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납은 빈혈증, 뇌병증, 말초신경질환, 복부 경련, 신장손상, 심혈관질환 및 청력손실을 유발하고, 사람의 생식 및 발달 독성을 가지며 발암성이 있다.
의외로 업계인들도 잘 모르는 산업보건 위험 요소도 있다. 바로 ‘방사성’이다. 압연공정(도금, 산세, 열연, 냉연, 후판, 전기강판 등)에 설치된 두께 측정기및 제강, 코크스공정에 설치된 레벨 측정기에는 방사선 발생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해당 지역에는 방사선 노출 관리를 위한 출입관리 및 작업자 개인노출 선량을 평가하여야 한다.
안전보건공단은 비파괴검사 업무 중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식에서도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며 비파괴검사장소는 별도의 공간에 마련하고, 차폐를 위한 벽체 등의 설치가 되어야 한고 지적했다. 또한 현장 내에서 비파괴검사가 필요한 경우 방호막 설치, 현장 접근통제 등을 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런 사고 조심해야
본지는 안전보건공단의 철강산업 중대재해 사례집에서 사고 유형별 대표적 재해 사례를 소개하고 이에 대응하는 안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끼임 사고
철강금속업계에 최대 재해 유형은 ‘끼임 사고’다. 사망사건을 일례로 살펴보면, 냉연공장 코일자동화 창고 대차에서 재해자가 코일 실린더 교체 작업 후, 운전실로 기기 초기화 요청을 하고 나서 코일 실린더와 이동대차를 결합시키고 이동대차 잠금상태 버튼(Lock)을 잠금해제 버튼(Unlock)으로 전환하자 이동대차가 자동운전하면서 이동대차 프레임과 콘크리트 벽면 사이에 끼여 사망한 재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는 기계 정비 등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해야 하지만 현장의 LOCAL PANEL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 사고 원인이 됐다.
또한 정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동대차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나, 해당 작업 현장에는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았다. 여기에 협력업체에서 수행하는 정비 작업에 관한 작업절차서는 작성되어 있으나, 정비 전·후 이동대차 이동에 관한 작업절차서 및 안전작업허가서가 누락된 점이 확인됐다.
안전보건공단은 이 사례에 대해 기계 정비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계의 운전을 반드시 정지하기 위하여 현장의 LOCAL PANEL의 전원을 차단하여야 하고, 정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동대차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비 전·후 이동대차의 분리·결합에 관한 작업절차 및 안전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운전실의 운전자는 운전 작업순서 및 비정상 운전 시 작업 등 운전절차를 준수하여 작업해야 한다고 예방 대책을 제시했다.

- 추락사고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상 설비와 작업장이 높고 큰 점도 철강금속 사업장의 특징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안전조치가 미비된 경우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한 열연제강공정에서 재해자(기중기 운전자)가 근무 교대 후 260톤 크레인 주행로서 높이 33m 아래로 추락하여 동료 근로자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사망한 재해 사례가 있다.
재해 발생 원인으로는 작업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적합한 조도가 유지되어야 하나, 천장의 조명등은 수리되지 않아 조명이 꺼져 있었으며, 크레인에 설치된 조명등은 조도 측정 결과 20~30럭스(lux)로 조명 확보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추락 위험장소인 크레인 상부에 출입하면서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일상점검을 실시하였으며 크레인 상부에서 일상점검을 실시함에도‘개인보호구(안전대) 착용’ 작업표준이 제정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확인됐다.
이에 안전보건공단은 작업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작업에 적합한 조도 75럭스 이상 조명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추락 위험장소인 크레인 상부에 출입 시 안전대를 착용하고 일상점검을 수행하여야 하고, 위험성평가 실시를 통한 위험요인 발굴 및 안전 수칙을 반영한 작업표준의 최신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화상
철강금속 제품의 생산 과정 특징 중 하나는 고열을 활용해 원재료와 부재를 가공·변형한다는 점이다. 이에 안전 재해 사례에서 화상 발생 문제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일례로, 국내 한 전기아연도금라인에서 재해자가 지하저장실(Cellar)실 전해액 공급 밸브 점검 및 조작 작업을 하던 중 신축관이음의 고무소재 벨로즈가 파열되면서 신체 전면으로 70~75℃의 전해액이 비산되어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 재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는 밸브 조작 등 전해액 순환 설비 점검 시 설비가 가동 중일 경우 닫힌 밸브에 의해 압축된 전해액이 벨로즈 파열 등의 상황으로 방출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나 펌프 등 전해액 순환 설비를 정지하지 않은 상태로 작업을 실시한 탓으로 조사됐다. 또한 장기간 운전이 중단되었던 설비를 재가동하는 경우 설비의 상태 등을 점검 후 운전을 재개하여야 하나 점검이 미흡했다. 아울러 고무신축관이음의 교체 주기가 설정되어 있지 않고, 교체 이력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점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공단은 설비 점검 등의 작업 시 설비 가동에 의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설비 전체의 운전을 정지한 후 안전한 상태에서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화학 설비와 그 부속 설비를 사용하는 작업 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플랜지·밸브·신축이음관 등 접합부의 누출 여부 점검, 운전이 중단된 경우의 작업 방법 또는 운전 재개 시의 작업 방법, 밸브 개폐 순서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밸브 및 펌프 조작 작업자의 휴먼 에러(Human Error) 및 역류에 의한 수격 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역류 방지가 가능한 체크밸브 설치 권장했다.

- 화재
철강금속업장의 경우 고열 작업을 위해 불을 사용하며 뜨거운 쇳물 및 고열 상태의 제품 이동이 많은 까닭에 화재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가스와 전기, 인화성 물질 등을 다수 다루는 사업장인 점을 고려해 화재 예방에 만발에 준비를 해야한다.
국내 한 사업장에선 산소공장에서 잠갔던 고압(약 22kgf/cm2) 산소배관 차단밸브(볼밸브)를 다시 여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차단밸브 조작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사망한 재해가 발생했다.
특히 차단밸브 조작 전·후단의 균압 (pressure equalization) 조치를 소홀히 하여 밸브 조작 시(throttling) 배관 내 산소의 고속 흐름을 유발하였고, 이에 따라 생성된 난류가 배관 내 금속입자 간 충돌 및 금속입자와 배관 간 충돌을 촉진시켜 고농도(99.5%이상) 산소 하에 점화되어 고압산소화재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역학조사됐다. 더구나 배관내 허용유속(exemption velocity) 이상의 산소 흐름을 형성되는 경우 화재·폭발에 취약한 일반탄소강 재질의 배관을 선정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공단은 재해예방대책으로 밸브 조작 전·후단 균압 조치를 위해 적절한 재질의 균압배관을 설치하고, 균압 여부 확인을 위해 차단밸브 전·후단에 압력계를(pressure guage) 설치하여 밸브 조작전 균압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산소배관 내 생성된 금속입자들 간 충돌에 의한 점화방지를 위해 산소공급 배관계통 내 필터(스트레이너 등)를 설치하여 배관내 생성된 금속입자를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밸브 조작 시 밸브 후단에 고속의 난류흐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배관 내 금속입자 충돌 효과 완화를 위해 난류 흐름을 유발할 수 있는 구간은 스테인리스강 등 적합한 재질로 교체할 것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안전보건공단은 한국철강협회와 함께 주요 산업재해 사례를 밝히고 사고 원인 및 예방조치를 안내하고 있다. 이 자료는 철강협회 홈페이지 자료실 ‘철강산업 중대재해 사례집’ 검색을 통해 내려받아(다운로드) 확인할 수 있다.

■ 주요 업체 안전 대책 동향은?
- 포스코
국내 최대 철강금속업체이자 두 개의 일관제철소를 운영 중인 포스코에선 장인화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장 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장인화 회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몰두해 안전 준수와 설비 강건화를 양보하는 어떤 행동도 결코 용인될 수 없다”며 “안전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사업 경쟁력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련해 포스코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각가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최근, 라이다(LiDAR) 센서와 AI 기반 CCTV를 결합한 Smart Fool Proof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작업자의 실수가 있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된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으로, 산업 현장의 안전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부 슬라브정정공장은 크레인과 차량이 빈번히 오가는 고위험 작업 구역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육안으로 크레인 이동 여부를 확인하며 통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고, 작업자의 순간적 판단 실수로 인한 사고 위험이 존재했다.
이에 포스코는 작업자의 실수를 시스템이 먼저 인지하고 차단하는 방식인 ‘Smart Fool Proof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경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 자체가 반응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기존의 Fool Proof 개념(실수 방지 설계)을 발전시켜 AI와 센서를 결합한 스마트형 안전관리 기술로 진화시킨 형태다.
이 시스템에서 라이다 센서는 통행 구간의 작업자, 차량, 크레인을 정밀하게 감지한다. 사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차단기가 작동해 위험 구역 진입을 방지하고, 반대로 크레인 이동이 없을 때는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AI기반 CCTV는 작업자와 설비, 크레인을 구분해 인식할 수 있도록 수천 장의 현장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크레인 이동 시 작업자가 인식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크레인을 정지시켜 낙하물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2제강공장에서도 대차 이동구역에 Smart Fool Proof 시스템을 구축해, 작업자와 차량 간 충돌을 사전에 방지한 바 있다.
포항제철소에선 지난해 연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안전장치를 소개하는 치공구·안전장치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의 결과물인 치공구와 안전장치를 포스코, 그룹사·협력사에 공유하는 장으로 5일간에 걸쳐 기계수리공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작업 현장의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된 가운데 3회차를 맞아 총 41개의 출품작이 소개됐다. 분야별로는 ▲소형 치공구 ▲조업협업 대형장치 ▲신기술 점검기구 ▲안전환경개선 파트로 나눠 전시됐다. 특히 안전환경 개선파트에서는 정비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발굴해 조립 및 교체 작업 시 근무자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작업대 및 인버터 중량물 교체장치 등이 전시됐다. 포항제철소는 전시된 장치들과 기술들을 협력사와 공유해 안전상생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현대제철
또 다른 일관제철소 운영사인 현대제철은 노사가 한자리에 모여 안전한 작업장 구축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지난 4월 16일, 충남 당진시 소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진행된 ‘노사 안전실천 결의 활동’은 노사가 함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100년 제철소를 구현하자는 목표로 마련됐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 노사는 ▲기초 안전질서 준수 및 안전실천 문화 내재화 ▲작업절차 및 안전수칙 철저 준수 ▲안전 활동에 대한 협력관계 구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에 서명했다. 이날 노사 안전실천 결의에는 현대제철 이보룡 부사장, 고흥석 전무, 현대제철지회 이승한 지회장 등 임직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결의문 서명 후 노사는 안전 간담회를 실시하고, 제철소 내 주요 생산현장을 대상으로 노사 합동점검을 실시하며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노사가 함께하는 안전문화가 전사적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노사가 합심하여 안전한 사업장 구축에 나선다면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지난 2024년 지속가능경영 통합보고서를 통해 ‘안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현대제철은 보고서에서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중요 이슈 중 하나로 ‘산업안전보건’을 꼽으며 “국내외 안전 기준 요건 강화 및 사회적 요구 증가하고, 산업재해 발생 규모와 빈도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며 “산업안전상생재단 설립 등 외부 협업을 통한 안전관리 역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회사 측은 안전보건 체계 고도화를 위해 통합관리체계를 바탕으로 안전활동을 전개하고, 기술직의 안전보건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겠다며 예방안전체계 정착을 위해 위험성평가를 내실화하고, 노사 안전보건 공동체 활동과 현장 참여 ‘안전 워크숍’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전보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 교육은 물론 외부 전문기관과 협업을 진행하고 국내외 안전보건 우수 사업장과의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안전한 100년 제철소 구현’이라는 회사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안전보건경영 목표 및 방침을 수립하고 사업장 내 모든 종사자가 안전관리 의무를 지킬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예방안전 활동 강화, 안전문화 내재화, 스마트 안전 확대 활동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안전문화 향상을 위한 안전경영 슬로건 ‘H-S.O.S(Hyundai-Steel One Safety)’를 바탕으로 안전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한편, 안전문화 수준진단을 통해 임직원의 안전 의식 수준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산업안전보건 활동을 통해 안전역량을 강화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고도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산업안전보건법을 바탕으로 기준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임직원 안전 보건을 증진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 사업장에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분기 1회 개최되며 사업장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며 위원회는 노사가 같은 비율로 구성되며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 계획 수립, 작업 환경의 점검 및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노사가 함께 협의해 의사결정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3년에는 소규모 안전활동 인증제 시행, 작업환경 실태 조사 연구계획, 근골격계질환 예방활동 등 여러 안건이 상정돼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현대제철은 ‘중상해 및 중대재해 Zero’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보건 지침을 엄격히 준수하고 사고를 예방하겠다며 직영 및 협력사 각각의 근로손실재해빈도율(LTIFR)을 정량화한 목표로 제시했다.
LTIFR은 100만 근무시간당 근로손실이 발생한 재해 건수를 기준으로 산업재해 발생빈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대제철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근로손실재해빈도율을 2023년 대비 매년 5% 감소시켜 2.61 이하로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는 2.74 이하가 제시됐다.

- 풍산
신동 및 방산업체인 풍산은 데이터 기반의 규제 준수 신뢰성 및 업무효율 강화를 목적으로 SHE(Safety·Health·Environment) 전산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SHE 시스템은 기업 내에 분산되어 있는 안전, 보건, 환경 분야의 정보를 통합관리 하기 위한 정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는 경영, 교육, 사고관리, 위험관리, 공사작업관리, 점검관리, 개선관리, 화학물질관리, 협력업체, 모바일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되었으며, 안전보건환경 정보시스템 고도화 및 SAP(stands for System Applications and Products in Data Processing) 기능 등이 통합되어 있다. 안전보건 관련 현황과 업무 데이터가 통합되어 있고 웹과 모바일에 연계해 활용토록 하여 위험정보 이력 관리 및 추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풍산은 사업장별로 위험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신동제품을 만드는 울산사업장은 글로벌 안전자동화 전문기업인 독일 PILZ사로부터 주조 및 압연설비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여 안전 컨셉안을 제작하고 유사설비 도입에 대비한 안전사양서를 개발했다.
아울러 풍산은 올해 5월, 한국동기술연구조합에서 ‘신동산업의 안전보건 활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풍산 울산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 활동과 성과를 소개했다. 발표를 맡은 윤영태 상무는 풍산의 비전인 ‘글로벌 안전문화 선도기업 구현’을 소개하며, ‘사고 zero’를 목표로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안전보건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풍산은 매년 1월 무재해 실천 결의 대회를 개최하고, 매월 노사 협동 안전캠페인을 펼치는 등 전사적인 안전 의식 향상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율적인 안전 행동 습관을 장려하며,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안전문화를 확산시킨단 전략이다.
특히 윤 상무는 RELA 시스템을 통해 현장에서의 위험 요소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RELA는 위험 노출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안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중요한 도구로, 풍산의 안전보건 수준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대위반을 예방하기 위한 P-GRM 제도는 풍산 울산사업장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에게 적용되며, 불안전한 행동을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으로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안전은 모두의 책임”이라며, 이 제도의 지속적인 강화가 안전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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