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KS는 가라”…현대제철, 무늬강판도 진짜 인증으로 간다
국내 철강시장의 무늬강판 인증 왜곡 실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현대제철이 해당 제품군의 KS 인증 전환과 품목 확대에 본격 나섰다. KS 인증을 갖춘 정품재가 저가 수입재나 규격 미달 제품과 구분되지 않은 채 혼용 유통되는 관행을 바로잡고, 인증 제품이 제값을 받는 시장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무늬강판은 열연강판 표면에 요철 무늬를 새긴 제품으로, 산업용 발판이나 계단, 경사로 등 미끄럼 방지 기능이 필요한 구조물에 널리 사용된다. 표면 무늬에 따라 동남아·중동향의 패턴A형과 미주향의 패턴B형으로 구분되며, 산 높이 0.6~1.2mm 수준의 요철이 반복되는 구조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제철이 유일하게 무늬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무늬가 있으면 곧 KS 인증을 받은 정품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비규격 수입재나 자가규격 제품이 KS 인증재처럼 둔갑해 유통되는 관행이 확산돼 왔다.

특히 건설용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SS235·SS275 강종의 경우, 인증 여부를 검증하지 않은 제품들이 외형상 정품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인증재처럼 취급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확인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무늬강판 제품군에 대한 KS 인증 전환과 인증 범위 확대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JS, SS400 등 비규격·자가규격 중심의 유통재를 순차적으로 KS-SS235, KS-SS275 인증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인증 가능 두께도 기존 3.0~6.0t에서 1.6~12.0t로 확대하는 중이다. 현대제철은 12t 초과 제품에 대해서도 수요가 발생하면 별도 테스트를 통해 인증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르면 7~8월부터 신규 KS 규격이 적용된 제품을 본격 출하하고, 기존 양산재인 HS300, HS400에 더해 KS-SS235-CHK, KS-SS275-CHK 등 건설용 무늬강판 인증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무늬강판이 중소 건설현장에서 ‘대충 써도 되는 철강재’처럼 취급되며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왜곡해 왔다”며 “정식 인증 제품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비규격재와 확실히 구분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이와 함께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KS 인증심사 기준 개정 간담회에 참여해, 인증 기준 고도화와 제도 정비도 병행할 방침이다. 유통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증 위장 유통, 밀시트 오남용 사례 등에 대한 제도적 대응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KS 인증 확대는 단순한 스펙 개선이 아니라, 무너진 유통 질서를 정비하고 정품 중심 시장을 복원하기 위한 산업적 조치”라며 “반덤핑 이슈와 맞물려 철강사의 정품 인증 체계와 유통책임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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