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가공업계, C커머스 공세에 ‘속수무책’

분석·전망 2025-08-25

건설 및 제조업 등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을 통한 중국산 저가 수입재까지 늘면서 선재 가공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언론에서는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의 국내시장 공습에 대한 뉴스가 부쩍 늘었다.

C커머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에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국내 소상공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흔히 이커머스의 경우 식품과 전자기기, 생활용품 등 일반 소비재를 주로 취급한다고 알려져 있어 철강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파스너와 아연도금철선, 철못, 금속울타리, 와이어로프 가공제품 등 선재 가공업계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C커머스를 통해 특별한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제품들이 물 밀 듯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선재 가공업계의 경우 최대 수요처인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여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기존의 오프라인으로 중국산 수입재도 늘면서 ‘이중고’를 겪던 와중에 C커머스를 통한 미인증 제품 수입까지 급증하면서 국내 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C커머스로 인한 국내 선재 가공업계의 피해 실태를 알아보고, 대응방안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2024년부터 수요가들의 C커머스 활용한 직구 수입 급증, 선재 가공제품 전 품목 취급

우선 C커머스를 통한 선재 가공제품 수입 실태를 살펴보면 알리와 테무가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수요가들의 수입재 구매 경로가 변경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C커머스를 통한 선재 가공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알리에서 판매 중인 와이어로프 가공제품. (출처=알리익스프레스)지난해부터 C커머스를 통한 선재 가공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알리에서 판매 중인 와이어로프 가공제품. (출처=알리익스프레스)

기존에는 일부 수입업자와 유통가공업체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선재 가공제품의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이 값싼 중국산 소재를 수입하여 국내에서 가공하여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소재를 가공한 완제품이 수입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알리와 테무가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이후 국내 수요가들이 유통업계를 거치지 않고 직구로 수입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알리와 테무, 쉬인 등의 한국 홈페이지를 확인해 본 결과 철선, 철사, STS 케이블, 철사공예품, 와이어로프 가공품 및 용수철, 파스너, 금속울타리는 물론 수입재가 없다고 알려졌던 용접철망까지 여러 품목이 판매되고 있었다.

철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로 중국산 수입재가 오프라인을 통해 수입되었고, 철망을 포함한 와이어메쉬 제품 정도만 직구로 들어왔다. 그런데 현재는 와이어메쉬 외에 아연도금철선, 소둔선과 결속선까지 이커머스를 통해 모두 수입되고 있어 국내 철선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와이어로프 유통가공업체 대표는 “선재 및 가공업계에서 수입재를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은 공단지역 내에 대규모 창고를 가진 업체들이다. 중국산 완제품의 경우 국내 소재 가격보다도 저렴한 경우가 많으며, 연강선재처럼 건설 비중이 높은 품목일수록 수입재의 점유율이 높다”고 말했다.

C커머스 통한 중국산 수입재 대부분 인증 없어, 인증제도 정비 및 강력한 수입규제 필요

이처럼 C커머스를 통한 중국산 저가 수입재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로 인한 국내 제조사들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C커머스를 통해 수입된 선재 가공제품 대부분이 KS 등 각종 품질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실제로 이런 불량제품들로 인한 각종 피해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일부 자동차의 휠 관련 사고와 건축물 부실 사고 등은 KS인증을 취득하지 않은 중국산 파스너와 철선 등을 사용해 발생한 대표적 사례들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C커머스를 통한 중국산 수입제품이 국내 가공제품은 물론 소재보다도 가격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방치했다가는 국내 선재 가공업계의 제조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C커머스를 통해 가공제품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선재 가공제품 만이 아니라 선재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공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코스틸이 유통업으로 전환한 사례를 지적하고, C커머스를 방치할 경우 선재 가공제품은 물론 신선업계의 제조 기반도 무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피해가 가장 큰 분야는 철선업계와 철못업계, 파스너업계와 와이어로프 가공업계 등이다. 철선업계의 경우 이미 일부 제조사들은 제조업을 포기하고 유통업으로 전환한 상황이며, 철못업계는 국내 제조사가 1개사만 남게 됐다. 와이어로프 가공업계 또한 C커머스의 공습과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유통가공업체 30%가량이 폐업했고, 파스너업계 또한 상당수 중소 제조업체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판재와 형강, 특수강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품목들의 경우 중국산 수입재에 대해 반덤핑 제소 등을 통해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선재 가공업계의 경우 현재까지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가공업계에서는 국내 인증제도 강화와 함께 C커머스에 대해 별도의 수입 규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파스너조합 정한성 이사장은 C커머스에 대한 별도의 강력한 수입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철강금속신문)파스너조합 정한성 이사장은 C커머스에 대한 별도의 강력한 수입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철강금속신문)

파스너조합 정한성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를 통한 직구 수입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C커머스를 통한 수입은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도 않거니와 KS인증이 없는 제품들이 많아 국내 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향후에는 오프라인 경로만이 아니라 이커머스를 통한 직구 수입 물량에 대해서도 철저한 단속과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포장지에 표시하던 KS인증을 제품에 직접 표시하는 방식으로 인증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C커머스의 수입 통관 절차 등에 대한 재검토, 미인증 수입 제품에 대한 강력한 제대 등이 동시에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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