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철스크랩 수출제한 검토하자…'5년 내 9조원 증발 수출 쇼크'
유럽연합(EU)이 비(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철스크랩 수출제한을 추진하는 가운데 영국도 이를 따를 경우 5년 내 49억파운드(약 9조원)의 부가가치 감소와 2만명 이상의 대규모 실직이 불가피하단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금속재활용협회(BMRA)는 최근 셰필드할람대학교에 의뢰한 '잠재적 제한 조치가 영국 재활용 금속 수출에 미치는 영향 평가(Assessing the impact of potential restrictions on UK recycled metals exports)'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영국철강협회(UK Steel)가 자국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 지원 방안으로 비OECD 국가에 대한 철스크랩 수출제한을 요청하면서 나왔다.

앞서 EU이사회는 저개발국에 대한 무분별한 폐기물 수출 방지 내용이 담긴 폐기물 선적 규정(Waste Shipment Regulation) 개정안을 지난해 3월 승인하면서 2027년 5월부터 비OECD 국가로 철스크랩 수출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폐기물 분류를 위한 일정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폐기물 처리능력을 입증한 비OECD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를 포함한 파키스탄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24개국이 수출 허용을 요청한 가운데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11월 최초 승인 국가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승인 국가 목록은 2년 주기로 갱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론 무분별한 폐기물 수출 방지가 목적이나 사실상 EU 역내 제강업계의 스크랩 공급 제고를 위한 목적이란 평가다.
그간 유럽 금속 제조업계는 지속적으로 제3국 스크랩 유출(Scrap Leakage)로 역내 가용성 감소를 제기하며 이는 곧 EU의 탈탄소화 목표를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처럼 EU가 비 OECD 국가에 대한 스크랩 수출제한에 박차를 가하면서 영국도 자국 철강업계의 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해 수출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 재활용 산업은 현재 1만5,000명 이상의 직원을 직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90억파운드(약 17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문제는 영국의 경우 연간 철스크랩 발생량이 1,000만톤 규모지만 내수 사용량은 전체 20~30% 수준에 그친다. 실제 2023년 기준 영국의 철스크랩 내수량은 260만톤인 반면 수출량은 720만톤으로 대부분 튀르키예와 이집트, 인도로 향했다.
BMRA는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수천개의 일자리가 더 있으며, 이번 스크랩 수출 제한 검토로 금속 재활용 업계의 미래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각 시나리오별 예측 결과 영국이 비 OECD 국가로 스크랩 수출을 제한할 경우 5년 안에 49억파운드(약 9조원)의 총부가가치 감소와 2만317명의 실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영국의 최대 철스크랩 수출시장인 튀르키예로 수출제한 역시 5년 내 25억파운드(4조5,000억원)의 부가가치 감소와 6,834명의 실직 발생을 예상했다.
제임스 켈리 BMRA 최고경영자는 "철스크랩 수출은 영국 금속 재활용 산업의 생명줄"이라며 "향후 전 세계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은 수출제한 조치로 연간 90억파운드 규모의 상당한 산업 성장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수출제한 조치 이후 대체 시장으로 경로를 변경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개방된 시장 규모는 온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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