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제도 손질…철강, 탄소비용·설비 전략 변수 확대
온실가스 배출권 제도 손질로 철강업계의 비용 구조와 설비 운영 전략에 새로운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기업부담 경감과 시장 안정성 제고를 개정 취지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배출권 확보와 운용 전략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대통령령 제36285호(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는 배출권 할당 기준을 정비하고 거래 시장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개정과 관련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사업장에 대한 할당대상 지정 취소 근거를 마련해 기업부담을 줄이고, 예탁금 보호와 시장 관리 강화를 통해 배출권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이 나온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이번 개정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할당대상 기준이다. 시행령은 사업장 가동 중지나 정지, 폐쇄 등으로 전년도 배출량이 3,000tCO₂-eq 미만으로 감소하고, 향후 3년 안에 할당대상 지정을 위한 최소 기준량 이상으로 다시 늘어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할당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일시적인 수요 대응 차원의 생산 조정보다는 장기 가동 중단이나 설비 운영 종료에 가까운 경우를 제도에서 정리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철강업계의 대형 고로와 제강 공정이 해당 기준에 들어가려면 사실상 구조조정 수준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기준이 향후 설비 운영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배출권 할당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이후 재가동 시 배출권 확보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만큼, 설비 유지 여부와 투자 판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출권 시장 운영 방식도 함께 손질됐다. 시행령은 배출권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요건과 방법을 구체화했다.
경매 낙찰 가격이 예비분 공급 가격 이상이거나 보류 가격 이하인 경우, 또는 배출권 가격이 일정 기간 동안 평균 대비 크게 벗어날 경우 공급량 조정이나 예비분 활용 등의 조치가 가능해진다.
이에 배출권 가격은 정책 변수 성격이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 급등락에 대한 대응 수단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부 개입에 따라 장기 가격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시장에 대한 감독 기능도 강화됐다. 배출권 거래소와 시장 참여자에 대한 조사와 검사가 가능해졌고, 필요할 경우 금융당국과 협업해 점검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는 배출권 시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거래 안정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동시에 예탁금 보호 규정이 신설되면서 거래 인프라 리스크를 줄이려는 장치도 보완됐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권 확보 능력과 탄소 배출 효율이 비용 경쟁력과 직결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제도 변화가 설비 운영과 투자 판단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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