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산 PC강선 反덤핑관세 유지 결정
미국이 국내 강선류와 선재 가공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 신선업계와 선재 가공업계의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산 콘크리트 강선(PC Strand, PC 강선)에 대한 반덤핑관세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5월 20일(현지시각) 발표한 5년 주기 일몰재심(Sunset Review) 결과에서 한국·브라질·인도·일본·멕시코·태국산 PC강선에 대한 기존 무역구제조치를 철회할 경우 미국 산업의 실질적 피해가 재발하거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국산 PC강선에 적용 중인 기존 반덤핑관세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산 PC강선에 대한 반덤핑관세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만호제강의 PC강선. (사진=만호제강)이번 결정은 미국 무역법상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일몰재심 절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반덤핑관세 및 상계관세 조치가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년마다 재검토를 실시한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와 USITC가 모두 관세 철회 시 덤핑과 산업 피해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해당 조치는 연장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미국 당국은 한국산 PC강선 수입이 재개되거나 증가할 경우 미국 내 관련 산업이 다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PC강선은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에 사용되는 고강도 강선 제품으로, 교량·터널·고속도로·대형 건축물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폭넓게 활용된다. 특히 인장강도를 높여 구조물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설·인프라 산업에서 핵심 자재로 분류된다. 미국은 과거 한국산 PC강선이 미국 시장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됐다고 판단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해 왔는데, 이번 결정으로 해당 조치는 계속 유지되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신선업계와 선재 가공업계의 대미 수출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반덤핑관세가 유지될 경우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철강·알루미늄뿐 아니라 건설자재와 핵심 제조업 공급망 전반에 대해 무역구제조치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일몰재심은 2025년 10월 1일 개시됐고, USITC는 신속재심(expedited review) 절차를 통해 심사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식 보고서(USITC Publication 5743)를 6월 26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미국 시장 내 수입 동향, 산업 영향 분석, 가격 경쟁 상황, 미국 생산업계 피해 평가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한국 철강업계도 이를 주의 깊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 못(steel nails)에 대한 반덤핑관세 유지 여부도 다시 판단하기 위한 재심 절차에 공식 착수하면서 국내 선재 가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USITC는 지난 5월 한국산 철강 못 제품에 대한 2차 일몰재심(Five-Year Sunset Review)도 개시했다. 사진은 국내산 철못. (사진=코스틸)USITC는 지난 5월 한국·말레이시아·오만·대만·베트남산 철강 못 제품에 대한 2차 일몰재심(Five-Year Sunset Review)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절차는 미국 관세법(Tariff Act of 1930) 제751(c)조에 근거해 진행되는데, 기존 반덤핑관세 철회 시 미국 산업 피해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산 철강 못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관세는 2015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철강 못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덤핑 판매되고 있다고 판단해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후 2021년 첫 번째 일몰재심에서도 미국 정부는 관세 유지 필요성을 인정하며 조치를 연장한 바 있다.
이번 재심은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두 번째 검토 절차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재심 과정에서 ▲한국산 철강 못의 대미 수출 물량 증가 가능성 ▲저가 수출로 인한 미국 시장 가격 하락 압력 여부 ▲미국 철강 못 제조업체들의 수익성과 생산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 측은 특히 수입 증가가 미국 생산업체의 판매 감소와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철강 못 산업은 중소 제조업체 비중이 높고 건설 경기와 직접 연결돼 있어 수입 경쟁에 민감한 산업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업체들은 생산량·설비가동률·수익성·판매가격·시장점유율 등의 자료를 제출하게 되며, 해외 업체들도 수출 규모와 생산능력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재심이 단순한 형식적 절차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 못은 건설·목재·인테리어·포장 산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범용 철강제품으로 단가 자체는 높지 않지만 미국 건설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품목이어서 한국 중소 철강가공업체들에는 중요한 수출 품목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은 최근 수년간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등을 적극 활용하며 자국 제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베트남·멕시코 등 주요 우방국 제품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더. 이번 PC강선 및 철못에 대한 반덤핑 관세 유지 및 재조사 결정 역시 미국의 공급망 재편 및 제조업 보호 기조가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장기적인 보호무역 기조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시작된 철강 중심의 무역규제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상당 부분 유지돼 왔고, 최근 미국 의회와 산업계에서는 중국·동아시아산 철강제품 전반에 대한 추가 규제 요구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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