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열연 최저수입가격 본격 적용…환율 이어 핵심 변수로
일본 및 중국산 열간압연강판에 대한 수출가격 인상약속이 공식 수락되면서 최저수입가격(MIP)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덤핑방지관세 부과가 확정된 가운데 주요 공급사들은 관세 대신 가격약속을 통해 국내 수출 물량을 관리받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23일 일본 JFE스틸, 도쿄스틸, 일본제철과 중국강철공업협회 회원사의 수출가격 인상약속을 각각 수락한다고 고시했다. 이번 고시는 일본 및 중국산 탄소강 및 합금강 열간압연 제품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와 관련해 해당 공급자들이 관세법 제54조제1항 및 시행령 제68조에 따라 제의한 가격약속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일본 측에서는 JFE스틸과 관계 무역회사, 도쿄스틸과 관계사, 일본제철과 관계사가 가격약속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측에서는 바오산철강과 우한스틸, 벤강스틸과 안강스틸, 서우강, 사강, 르자오스틸 등 중국강철공업협회 회원사가 대상에 포함됐다.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의 최저수입가격(MIP) 적용이 본격화하면서 수입 열연강판 가격 관리 체계가 가동됐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이번 가격약속은 공급자별로 28~33% 수준의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일본 JFE스틸은 33.43%, 일본제철은 31.58%, 바오산철강은 29.37%, 벤강스틸은 28.16%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주요 공급사 입장에서는 고율의 관세를 부담하는 대신 최저가격을 준수하면서 국내 시장 판매를 유지하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가격약속의 핵심은 최저가격 준수다. 고시에 따르면 최저가격은 수출자가 국내 수입자에게 대상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수입신고 기준 CIF(운임·보험료 포함) 가격을 적용한다. 해당 최저가격은 우선 이달 말까지 적용되며 이후에는 분기별로 조정된다. 수출자는 분기별 최저가격을 재정경제부와 무역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가격 산정 기준도 국가별로 구분된다. 일본산 열연은 일본철강신문 가격과 환율 등을 기준으로 하고, 중국산 열연은 마이스틸 가격과 환율 등을 반영해 최저가격이 산정된다.
특히 중국 측은 바오산철강과 벤강스틸, 안강스틸, 서우강, 사강, 르자오스틸 등 주요 철강사가 중국강철공업협회를 통해 가격약속 체계에 참여했다. 중국강철공업협회가 가격약속 수출증명서 발급 주체 역할을 맡게 되면서 단순 기업 차원의 약속을 넘어 보다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구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관 절차도 강화된다. 수출자는 국내 수입자가 수입신고 시 가격약속 수출증명서와 상업송장, 원산지증명서, 검사증명서(MTC) 등을 세관에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일본 공급사는 제조자가 직접 가격약속 수출증명서를 발급하며, 중국 공급사는 중국강철공업협회가 이를 발급한다.
가격약속을 위반할 경우에는 덤핑방지관세가 즉시 부과될 수 있다. 정부는 최저가격 미만 판매나 보고 의무 미이행, 우회거래 등을 약속 위반으로 간주하고 공급자별 덤핑방지관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약속 체계가 수입재 가격의 기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환율을 적용할 경우 수입 원가는 원화 기준 80만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추정되며, 가공·물류비 등을 반영한 시트 유통가격은 9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국산 기준 96만 원 안팎, 수입재는 91만 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MIP 적용 이후 수입재 가격 변동 폭이 이전보다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산재와 수입재 간 가격 격차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열연 수입시장은 가격 자체보다 환율 변동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 일부 수입업체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 수입 계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수입가격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가격약속 체계가 본격 시행되면서 환율만으로 수입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이전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저수입가격이 수입 원가 형성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향후에는 환율과 MIP가 함께 수입 원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분기별 MIP 조정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중국 내수 가격과 일본 시황이 상승할 경우 MIP 역시 상향 조정될 수 있으며, 글로벌 시황과 MIP 간 괴리가 확대될 경우 수입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시장에서는 가격보다 환율에 무게를 두고 계약을 검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환율과 함께 MIP 수준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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