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 생산 회복세…건설시장 회복 촉각
올해 국내 조강 생산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이 철강 수요를 지탱하면서 생산은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 공급과잉 등 구조적인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조강 생산은 2,104만6,120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51만7,766톤 대비 2.57%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생산이 560만2,334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증가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월에는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77만1,008톤을 기록해 전년보다 0.9% 줄었지만, 3월에는 542만2,786톤으로 1.6% 증가하며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어 4월에는 524만9,992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26년 국내 조강 생산은 2,104만6,12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2월을 제외한 모든 월에서 지난해 생산량을 웃돌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올해 조강 생산 증가는 국내 철강 수요가 전반적으로 살아났다기보다는 자동차와 조선이 버팀목 역할을 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산업은 철강 수요를 지탱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수출 역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생산이 420만 대 안팎, 수출은 278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고급 강판 수요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 역시 조강 생산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신조선 발주는 3,356만CGT로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 국내 조선사는 708만CGT를 수주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했다. 2021~2023년 수주한 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의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조선용 후판 수요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철강 수요가 조선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유지되는 반면 건설 부문은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건설 착공과 인허가 감소가 이어지면서 철근과 형강은 물론 일부 판재류 수요 회복도 제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철근 수요가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과거 경기 회복기와 같은 강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생산 전망 역시 급격한 회복보다는 완만한 개선에 무게가 실린다. 산업연구원(KIET) 등은 올해 국내 조강 생산이 약 6,330만 톤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0%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감소세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구조적인 저성장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역시 국내 철강산업을 내수 부진과 중국 공급과잉, 보호무역 확산이라는 '삼중 부담'에 직면한 업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범용 강재 시황 개선은 일부 손익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에는 통상환경 변화가 국내 조강 생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관세가 시행 중인 가운데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도 최종 반덤핑관세가 확정됐다. 여기에 중국산 냉연·도금·컬러강판에도 잠정 반덤핑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판재류 시장의 수입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강 생산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이를 본격적인 업황 회복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라며 “자동차와 조선이 생산을 떠받치는 가운데 건설경기 회복 여부와 중국 감산 정책, 무역구제 효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가 하반기 생산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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