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AB는 다품종 소량 강화…국내는 생산 효율 ‘딜레마’
스웨덴 철강사 사브(SSAB)가 방산과 중장비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 특수강 생산 확대에 나섰다.
기존 옥셀뢰순드(Oxelösund) 제철소 전기로 전환과 함께 신규 퀜칭(Quenching) 라인을 구축해 하독스(Hardox)와 아모스(Armox) 등 고내마모강 및 방호강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전용 생산체계와 납기 대응력을 강화하며 고부가 특수강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사브는 22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을 통해 스웨덴 옥셀뢰순드 제철소에 신규 퀜칭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총 33억(한화 약 5천 억원) 크로나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기간은 4년이며 생산 개시는 2030년으로 계획됐다.
사진은 SSAB의 아목스 제품. SSAB신규 설비는 초기 약 10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향후 추가 증설도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가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퀜칭은 강재를 고온에서 가열한 뒤 급속 냉각해 경도와 강도를 높이는 열처리 공정으로, 내마모강과 방호강 생산에 필수적인 설비다.
이번 생산 확대 대상은 하독스와 아모스다. 하독스는 광산 장비와 건설기계, 시멘트 설비 등에 적용되는 고내마모강이며 아모스는 군용차량과 장갑차 등에 사용되는 방호강이다. 두 제품 모두 높은 강도와 내구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적용되는 사브의 대표 제품군으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옥셀뢰순드 제철소의 전기로 전환 프로젝트와도 연계된다. 사브는 기존 고로를 전기로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2분기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신규 퀜칭 라인을 통해 저탄소 생산체계 위에서 고부가 특수강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세계 철강사들의 투자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범용 후판과 열연강판 시장은 중국산 저가재 공급 확대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반면 방산과 광산, 건설기계, 에너지 설비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은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국방비 확대와 군수장비 생산 증가, 광산 투자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방호강과 내마모강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사브는 이번 투자 목적을 '가장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 생산능력 확대'로 제시했다. 일반 판재 생산능력을 늘리기보다 고부가 특수강 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도 고부가 특수강 시장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특수강은 수요처별 규격이 다양하고 주문 물량이 적은 소로트(lot) 생산이 일반적이어서 국내에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로사의 생산 효율과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하면 범용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브랜드 경쟁력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하독스는 1974년 출시 이후 세계 시장에 공급되며 광산과 건설기계 분야에서 수십 년간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강재 공급뿐 아니라 가공기술 지원과 고객 맞춤형 기술 서비스, 세계 기술지원망을 함께 운영하며 시장을 확대해 왔다.
최근 중국 철강사들도 내마모강 생산을 확대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산이 앞서는 만큼 고부가 특수강 시장에서도 성능과 품질, 납기 대응력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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