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AL 전쟁 프리미엄…선물과 현물시장 엇갈린 온도차

업계뉴스 2026-07-28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지만 국제 알루미늄 선물가격에서는 이른바 ‘전쟁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졌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공급 확대와 유럽 내 비축 재고가 걸프 지역 생산 차질을 완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원자재 전문 칼럼니스트 앤디 홈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은 6월 초 톤당 3,787.50달러까지 오르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3,170달러 안팎으로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은 안정됐지만 걸프 지역의 공급 차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에미리트글로벌알루미늄(EGA)은 알타윌라 제련소 복구와 재가동을 진행 중이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바레인의 피해와 복구 상황도 불투명하며 카타르알루미늄은 정상 생산능력의 60% 수준에서 가동하고 있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걸프 지역 알루미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전쟁 이후 제련소 가동률 하락을 연간 생산능력으로 환산하면 감소 규모는 200만톤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선물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배경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공급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제련업체들은 낮은 알루미나 가격과 높은 알루미늄 가격에 힘입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금속통계국(WBMS)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알루미늄 봉·로드·튜브 등 반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5월 수출량은 59만5천톤으로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중국산 반제품은 걸프 지역에서 감소한 프라이머리 알루미늄과 합금을 직접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서방 시장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공급 부족을 완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중국계 자본의 신규 제련소 투자를 바탕으로 프라이머리 알루미늄 공급국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프라이머리 알루미늄 수출은 2024년 15만5천톤에서 지난해 51만1천톤으로 늘었으며 올해 1~5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지난해 유럽으로 유입된 인도네시아산 물량도 중동발 공급 차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확보한 재고가 올해 공급 충격을 완충했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됐는지는 불확실하다. 선물시장과 달리 실물시장에서는 공급 불안이 여전히 높은 프리미엄에 반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유럽 관세 미납 알루미늄 프리미엄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이후 65% 상승했다. 일본의 알루미늄 프리미엄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뛰었다.

LME 선물시장에서는 중동발 공급 충격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매시장에서는 공급 차질과 물류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유럽 내 비축 재고가 감소하거나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수출 확대가 제약될 경우 사라진 전쟁 프리미엄이 다시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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