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앉은 HR-CR 가격차…“냉연강판 마진 최악”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의 가격 틈이 점차 좁혀지며, 냉연강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본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대 24만 원까지 벌어졌던 열연강판-냉연강판 톤당 가격 차이가 최근 5만~6만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입산 열연강판 반덤핑(AD)을 앞두고, 중국산 열연 유입이 폭증해 열연 강판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냉연강판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진 상황이다.냉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7월 104만 원에 도달한 이래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87만 원을 기록하며, 80만 원대에 진입한 이후 5개월 넘게 가격이 약보합세를 띠면서, 침체가 더욱 부각됐다.소재가 되는 열연강판 대비 냉연강판의 가격 차이분이 크게 좁혀지자, 냉연강판 제조업계는 냉연강판의 수익성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냉연강판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적자 수준의 제품당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올해 들어서도 가격 인상을 여러 차례 시도해 왔으나, 수요 업체의 강한 반발로 인해 번번이 무산됐다”라고 말했다.가격 틈이 좁혀지는 원인으로는 부진한 건설 수요가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의 건축허가 현황을 살펴보면, 내수 건설시장의 흐름을 진단하는 척도인 건축허가면적은 2022년 1억 8만㎡(제곱미터)에서 2023년 1억 3만㎡로 줄었다. 같은 기간 컬러강판 수요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상업용, 공업용 건축허가도 줄었다. 상업용은 4,705만㎡에서 3,352만㎡로, 공업용은 1,880만㎡에서 1,547만㎡로 면적이 감소했다. 특히 공업용 건축허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기준, 전국의 건축허가 면적은 전년동기대비 44.2% 감소했다. 상업용과 공업용이 각각 29.9%, 58.4% 증가했음에도 주거용 건축허가 면적이 81.7% 감소해 전체 감소 폭을 감소세로 이끌었다.냉연강판을 소재로 하는 컬러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의 건설 수요가 줄자 자연히 냉연강판의 수요도 줄게 됐다. 아울러 지난 4월 비교적 경기가 활발하다고 평가받던 수출 가전재 시장에서까지 컬러강판 판매가 3만 9,499톤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8% 줄어들며, 우려를 더했다.수요 상승에 기반한 가격 인상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제조업계에서는 냉연강판의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점도 고려 중이다. 내수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아직 공장 셧다운은 고려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함부로 생산을 줄였다가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의 범람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산에 대해 잠정 관세가 시행 중인 후판, 예비판정을 기다리는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를 목전에 둔 컬러강판과 달리, 냉연강판은 무역장벽 마련에 대한 별도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 수입재 유입에 더욱 취약하다.한편, 6월 냉연강판과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의 톤당 유통가격이 가각 3만 원, 2만 원 상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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