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영업 체계 독립 이후 도약 시동…‘ESG 기반 자립 경영’ 가속화

영풍이 고려아연과의 오랜 공동 영업 체제를 해소하고 독자적인 경영 및 영업 체계를 본격 가동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경영권 분쟁 이후 양사는 기존의 원료 공동구매 및 제품 공동판매 체제를 종료하고 생산 비율에 따라 나뉘던 영업 방식을 독립적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내수 시장을 각자 맡아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영풍은 고객사 다변화와 독자적인 공급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영풍은 동해항을 통해 아연 광석을 수입하고 있으며 분리 이전에는 고려아연과 공동으로 울산 및 동해항을 활용했으나 현재는 동해항에 위치한 동해사무소를 통해 독자적으로 정광을 하역·보관하고 있다. 이는 독립 영업 체제 전환을 상징하는 주요 변화로, 물류 체계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황산 처리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은 기존에 고려아연과의 '황산취급 대행 계약'을 통해 일부 처리가 이루어졌으나 해당 계약은 2024년 6월 말로 종료됐다. 이후 영풍은 동해항의 자체 수출 설비와 석포제련소 내 보유 황산 탱크를 활용해 전량을 외부 판매로 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황산 처리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충하고 신규 판매처를 확보해 제련소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환경 규제로 인해 석포제련소가 올해 상반기 두 달간 조업 정지를 겪었지만 조기 대응과 철저한 준비로 5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풀캐파로 생산에 나선만큼 하반기에는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은 조업 중단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나, 내수 시장에는 계획대로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 중이다. 부족한 생산량은 수출 물량 조정으로 일부 보완하고 있다. 영풍은 고정 고객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계약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판매량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특히 아연과 전기동 등 주요 비철금속은 대부분 연간 단위의 장기 계약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에 계약이 완료된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약이 전혀 체결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만큼, 영풍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업팀은 고객 만족도 제고와 마케팅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오는 8월 23~24일에는 종각 영풍문고 지하 2층에서 고객사 가족들과 함께하는 업사이클링 클래스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유명 디자이너 ‘마마콤마’가 참여해 렉처를 진행할 예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한편 ESG 경영 측면에서도 영풍은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을 정밀하게 관리하기 위한 ‘스코프3’ 배출량 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감축 전략을 마련 중이다. 석포제련소에는 무방류 시스템과 지하수 차집시설을 도입해 환경 오염 방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전력 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경북 봉화 오미산에 조성 중인 60.2MW 풍력발전단지에는 자사 보유 송전 인프라를 무상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에너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영풍은 올해 주식을 10대 1로 액면분할해 거래 유동성을 높였으며 2026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또한, 별도 재무 기준 당기순이익의 3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 실행 중이다. 영풍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경영은 이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기본 전제”라며 “환경 보호, 투명한 지배구조, 책임 있는 영업 활동을 중심으로 회사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더 강한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