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AB 김봉주 지사장 “하반기 내마모강판 수요 약세 지속”
고금리 장기화와 아파트 및 상가 미분양 급증, 예산 감축에 따른 SOC 투자 감소로 국내 건설 경기가 장기 침체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과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캐즘 현상에 따른 신흥국들의 광산업 부진도 지속되면서 하반기 내마모강판 수요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특수강 제조업체이자 국내에 내마모강판과 초고장력강을 공급 중인 스웨덴 SSAB의 한국지사장인 김봉주 지사장은 본지와의 만남에서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관세 부과가 확정됐지만 국내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침체, 트럼프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에도 내마모강판과 고장력강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주 지사장에 따르면 현재 내마모강판 시장의 경우 주택시장 부진과 SOC 투자 감소로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국들의 부진도 장기화되면서 최대 수요처인 중장비 부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관세 부과와 미국의 원산지 강화 규정에 따라 중국산 수입재가 감소하면 국내 내마모강판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봉주 지사장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물론 중국의 건설 경기도 침체되면서 내마모강판 수요가 좋지 않다. 그리고 캐즘 현상으로 인해 중남미 신흥국들이 주도하던 광산업도 부진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제조업 투자 감소로 인해 플랜트 소요량이 미미한 데다 광산업 규모도 시멘트를 제외하고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전반적인 수요산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매출액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 전체가 침체되면서 하반기에도 내마모강판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부터 경기 침체가 워낙 악화된 데다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더라도 본격적인 수요 회복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업계의 최대 이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압박과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관세 부과였다. 대다수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관세는 악재이지만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관세 부과는 호재라고 봤다.
그러나 김봉주 지사장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관세 부과에도 내마모강판 시장에는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들이 관세 부과 이전에 미리 중국산 수입재를 대량으로 구매한 데다 최근 2~3년 동안의 경기 침체로 재고물량도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마모강판 외에 고장력강과 방탄강, 금형공구강 등을 취급 중인 SSAB는 최근 방탄강을 제외한 전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봉주 지사장은 “국내 건설 및 제조업 부진으로 고장력강 수요도 줄고 있고, 금형공구강의 경우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한국 업체들은 물론 기존의 유럽과 일본 업체들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방산’의 수출 호조로 방탄강은 수요가 좋은 편이지만 한국 재벌그룹들 특유의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으로 인해 실제 큰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마모강판을 제외한 다른 품목들의 경우 방탄강을 제외하면 수요산업이 장기 침체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시황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SSAB는 최근 유로존 경기 악화에 따른 비용 문제로 관련 프로젝트를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주 지사장은 “최근 유로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SSAB는 물론 아세로미탈 등 유럽의 주요 철강업체들이 모두 ‘그린스틸’ 양산 시기를 늦추고 있다. 유럽 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를 연기한 결정적 원인은 그린수소 생산비용이 여전히 높은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역내 산업용 전기요금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사의 경우 2026년부터 수소환원제철에 기반한 그린스틸을 보급할 예정이었으나 프로젝트를 2년 정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는 연기했으나 철스크랩 기반의 전기아크로(EAF) 생산을 강화하여 철강 1톤 생산 시 CO2를 50kg 이하로 배출하는 ‘제로스틸’ 양산은 본격화할 계획이다. 당사의 경우 스웨덴의 전기로 설비에서 생산한 ‘제로스틸’을 볼보그룹의 자동차 및 중장비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는 다소 지연됐지만 ‘탄소중립’ 계획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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