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7] 풍산소재기술연구원 박철민 원장…다변화되는 소재 기술의 진화
풍산 소재기술연구원(울산 사업장)은 동 및 동합금 소재개발을 위해 합금 개발부터 가공 기술 확보까지 모든 공정의 연구개발을 가능케 하는 첨단 개발 설비를 구축해 다양한 연구개발 과제를 소화해 나가고 있다. 전기·전자, 자동차, 반도체, 우주항공 등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는 ‘소재’. 소재기술연구원은 고기능성 동합금 개발을 통해 국내외 산업 경쟁력을 이끌고 있다. 소재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풍산 소재기술연구원 박철민 원장에게 들어보았다.

Q. 소재기술연구원의 주요 연구 분야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고기능성 동합금(HPA) 개발 분야이다. 고전기전도도 동합금은 우수한 전기전도도(80% IACS 이상)와 내열 특성을 동시에 갖춰 스마트폰 AP Shield Can과 같은 방열 부품에 적용될 수 있다. 강도와 전기전도도의 균형이 우수한 동합금은 상호 반대 특성의 최적화를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용 고신뢰성 접점 소재로 연구 중이다. 고강도 동합금은 1GPa 이상의 강도를 구현하여 Cu-Be동을 대체하고, 초정밀 커넥터 등에 활용 가능한 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둘째, 기초 연구 분야이다. 내변색성이 우수한 동합금은 내외장재 등 새로운 적용 시장 개척을 위해 개발 중이며, 카이스트와 협업 중이다. 초고강도(1.4GPa 이상) 동합금은 차세대 고강도 소재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셋째, 응용 연구 분야로는 항균·항바이러스 동합금(Bio MediCopper)을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생활, 의료, 공공부문 등에서의 교차 감염 예방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최근 주력하고 있는 기술은?
A. 전기·전자 부품의 소형화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고전압·대전류화로 인한 발열 문제가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산은 방열 특성이 우수한 신규 동합금 개발과 이를 위한 양산 제조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가공 및 열처리 기술을 활용해 동합금의 집합조직 제어를 통해 가공성과 다양한 특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Q. ‘소재’는 보이지 않는 영역인데, 소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A. 소재란 단순한 원재료를 넘어서는 존재이다. 기술 발전의 기반으로, 첨단기술 구현을 위한 고기능성·고신뢰성 소재가 필수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보증 수명을 10년까지 끌어올린 것도 소재의 발전 덕분이다. 산업 생태계의 근간으로, 전기·전자, 반도체, 우주항공 등 모든 제품은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요소로도 중요한데, 비철금속이나 희유금속 등은 국가 간 산업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자원이다.
Q. 소재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은?
A. 풍산은 과거와 비교해 소재 산업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소재 특성을 먼저 개발하고, 이를 제안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현재는 End User 중심의 맞춤형 개발로 전환되어, 최종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혁신적인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의 최종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들의 필요에 최적화된 소재를 제공하는 구조로 발전했다.
이러한 전략은 신속한 피드백 사이클을 통해 제품 개선을 가속화하며, 우수한 소재 특성 확보와 기술적 우위를 더욱 빠르게 실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Q. 풍산 소재기술연구원의 대표작은 무엇인가?
A. 실험실에 머물던 석출경화형 Corson(Cu-Ni-Si)계 동합금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개발한 PMC102가 대표작이다. 이 소재는 독일에 기술 수출되며 대한민국 기술 수출 1호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졌다. 이후 개발된 PMC26은 고기능성 동합금 단일 품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월 1,900톤 이상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 자동차 커넥터에 적용되고 있다.
Q. 친환경 소재나 ESG와 관련 진행 중인 연구는?
A. 풍산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연황동(Bio Brass)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동합금 제조 과정에서 스크랩 활용률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ESG 경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Q. 현재 풍산의 연구는 어디쯤 와 있다고 보는가?
A. 동합금 소재 전문기업으로 많은 제품을 개발해 왔으며, 일부 제품은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여정에 비유한다면 ‘목적지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밝아지는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계속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이다. 그 속에는 실패, 도전, 인내, 협력,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은 정보와 도구가 많아 효율적인 연구가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연구 열정’이다. 열정이야말로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