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25년 국내 후판 수요, 사상 최저…연간 수요 기준선 추가 하향

수급 2025-12-12

2025년 국내 후판 시장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수요가 800만 톤에 미치지 못하면서 후판 시장은 구조적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2026년 역시 수요 규모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조선 수요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전체 수요는 일정 부분 버티고 있으나, 건설을 비롯한 일반 제조업 수요가 크게 꺼지면서 후판 시장이 스스로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한 해였다는 평가다.

철강금속신문이 집계한 올해 국내 후판 수요 추정치는 약 757만 톤이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었던 780만 톤보다 더 낮은 수준이자 역대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후판 수요가 두 해 연속 800만 톤 아래에서 머문 것은 단순한 경기 하강이 아니라 연간 후판 시장의 기준선 자체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해 달라는 본지 요청에 “조선이 버티고 있지만 그 외 건설 등 내수는 사실상 무너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업이 수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주잔량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후판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정도의 힘은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선 구조물 설계가 효율화하며 투입량이 과거만큼 늘지 않는 데다 후판 투입량이 많은 선종 비중도 감소하며 조선 수요가 시장의 중심 역할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비조선용 수요 부진이 시장 흐름 결정

올해 후판 시장을 압도한 것은 비조선용의 극심한 수요 위축이었다. 건설과 기계, 중장비 분야는 올해도 업황 흐름이 살아나지 않으며 후판 수요를 견인하던 역할을 맡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졌다.

건설 프로젝트 지연과 관련 투자 압박이 이어졌고 일부 업종에서는 예년 대비 수요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국산 판매량은 올해 약 600만 톤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내수 회복 덕분이라기보다 수입재 감소가 만들어낸 대체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시장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 국산과 수입의 점유 구조가 조정된 것일 뿐 시장 자체가 확장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수입재는 지난해 210만 톤에서 올해 약 157만 톤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반덤핑 조치 강화와 가격 메리트 축소가 영향을 미쳤지만, 수입 감소가 곧 시장 안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철강업계에서는 수입 물량이 줄어도 비조선용 수요 회복이 없는 한 시장 전체는 기존의 약세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 업황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2026년 국내 후판 수요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시장 가격도 반등 동력 부재…연중 약세 흐름 지속

후판 가격은 올해도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수요 기반이 얇아지면서 유통가격은 연중 내내 약세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분기, 반덤핑 예비판정 이후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형성됐으나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가격 흐름은 상반기 중 빠르게 둔화했고, 연말 유통 가격은 90만 원대 초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전방산업 수요 회복이 가장 중요하지만 올해는 재고 축소 외에는 가격을 떠받칠 만한 요인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우 얇은 수요 기반이 가격을 전체적으로 눌러 올해 시황이 일종의 최저점 구간을 재확인하는 흐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후판 시장의 저점이 단순한 경기 국면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임을 다시 확인한 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2019년 905만 톤까지 치솟았던 국내 후판 수요는 2020년 팬데믹 충격을 거쳐 2021년과 2022년을 지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800만 톤 아래에서 머무르며 완전히 다른 시장 구조를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을 구조 재정립의 해로 평가하고 있다. 조선업이 후판 시장을 단독으로 끌어올리던 시대는 이미 끝났고, 내수 기반의 축소가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비조선용이 회복되지 않는 한 후판 시장이 다시 800만 톤 이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으며 시장 체질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후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연간 수요가 700만 톤대에서 고정된 흐름을 다시 확인한 해였다”라며 “건설 등 내수 기반이 살아나지 않으면 가격도 물량도 반등 여지가 크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내년 역시 성장보다는 현 수준 유지가 더 어려운 구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현대제철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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