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1] K-스틸법 시행, 국내 철강시장 미칠 영향은?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일명 ’K-스틸법’/이하 동일)이 통과됐다. 이후 같은 해 12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법안이 통과 의결되며 최종적으로 법이 제정됐다. 이후 6개월의 입법예고 및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오는 6월 17일 본격 법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K-스틸법은 1986년 ‘철강공업육성법’이 폐지된 이후 딱 40년 만에 제정된 철강업 관련 전담 법안으로 철강업계에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K-스틸법 법안의 핵심은 철강산업의 저탄소·고부가 전환이다. 산업통상부 장관은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국무총리 소속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도 신설된다.
저탄소철강기술 선정과 지원, 인증체계 구축,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조항도 포함됐다. 전력·용수·수소 등 필수 인프라를 국가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한 내용도 담겼다.
공정거래법 특례 조항도 눈에 띈다. 공급과잉 품목의 설비 조정 과정에서 기업 간 생산·설비·손익 정보 교환을 허용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업재편에 대해서는 공동행위를 예외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구조조정의 제도적 길을 터준 것이다. 법 시행을 코 앞에 둔 지금, 업계의 시선은 후속 시행령과 추가 지원책으로 쏠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K-스틸법 시행규칙을 토대로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과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봤다. 이번 특집에서 다루는 내용은 ‘시행규칙’으로 ‘시행령’과는 조항 번호 및 내용이 다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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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스틸법’, 이렇게 만들어졌다
K-스틸법의 뿌리는 2025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입 철강 및 수요 부진에 산업 지원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됐지만, 결정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까지 더해져 내수, 수출 모두에서 일관제철소급 대형철강사, 제강사급 중견사, 지역 철강사까지 모두 위기에 빠지면서 산업 생존 및 경쟁력 강화, 새로운 친환경 생산체제 등을 지원 및 신규 규제할 법안의 필요성이 업계와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확산됐다.
광양시 지난해 12월 중순 K-스틸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국회 청원 활동에 나섰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12월, 'K-스틸 혁신추진단'을 출밤시키며 K-스틸법에 조속한 통과와 포항 철강업계에 실질적 지원이되는 시행령 마련을 요구했다이와 관련해 결정적 계기는 2025년 2월, 미국은 수입 철강 전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점이다. 한국 철강업계는 주요 수익성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자 긴장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같은 해 6월, 미국은 관세율을 50%로 두 배 인상했다.
외부 충격은 미국만이 아니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 규제도 갈수록 강화됐다. 국내 건설 수요는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 철강 수요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탄소중립 규제 압박까지 더해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근 3년간 75.8% 인상됐다. 조강 생산량은 2018년 대비 약 12% 감소했다. 철강업계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였다.

위기의식이 정치권을 움직였다. 가장 먼저 정부는 2025년 11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이에 관련 입법 논의도 급물살을 탔다. 국회철강포럼을 주도로 여야 의원 106명이 2025년 8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2025년 하반기 정치권을 흔든 필리버스터 문제로 3개월 넘게 국회에 계류했다. 이에 철강업계와 포항, 광양, 당진, 인천 등 지역사회의 법안 제정 촉구가 잇따랐다.
다만 여야가 모두 K-스틸법을 시급한 처리 대상으로 여기는 당론으로 채택하고, 당시 치열한 정쟁에도 본회의 처리를 합의하면서 2025년 11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드디어 표결이 이뤄졌다. 결과는 찬성 245인, 반대 5인, 기권 5인이었다. 여야를 초월한 압도적 찬성이었다. 이후 국무회의 통과로 같은 해 12월 16일 법이 제정됐다.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오는 6월 17일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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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K-스틸법 적용 범위, 어디까지인가
오는 6월 17일 시행되는 K-스틸법의 첫 번째 주요 내용은 ‘적용 범위’다. 법의 혜택을 누가 받느냐를 결정하는 조항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K-스틸법 시행규칙 제2조는 철강산업의 범위를 5개 업종으로 명시했다. 제철·제강 및 합금철 제조업, 철강 압연·압출 및 연신 제품 제조업, 철강관 제조업, 도금·착색 및 기타 표면처리 강재 제조업이다. 여기에 마지막 5호에는 ‘산업통상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고시하는 산업’을 포괄 조항으로 뒀다.
재생철자원의 범위도 제3조에서 규정했다. 철강재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 사용 후 폐기된 제품·구조물에서 회수한 철스크랩이 포함된다. 이 역시 장관 고시로 추가 지정이 가능하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고로사부터 전기로사, 강관사, 표면처리업체까지 철강 밸류체인 전반이 수혜 대상에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기로 업계에는 재생철자원 조항이 주목된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쓴다.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으로 지정되면 별도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5호 포괄 조항’은 양날의 검이다. 산업부 장관 고시에 따라 수혜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초기 명시 업종에서 빠진 분야는 당장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장관 고시의 세부 내용이 업계 희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산업부는 법 시행 전후로 법 초기 대상 기업을 보다 상세·명확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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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저탄소철강 인증, 수출 경쟁력 가를 핵심 축
K-스틸법 시행규칙의 핵심 축은 저탄소철강 인증 체계다. 탄소중립 시대에 철강 경쟁력을 입증할 공식 제도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도가 높다.
시행규칙 제6조는 인증 신청 절차를 규정했다. 저탄소철강 인증 기준은 시행령에서 규정했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유무, 배출량, 감축량이 기준이 된다.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산업통상부장관이 별도 고시로 정한다.
저탄소철강 인증을 받으려는 기업은 인증운영기관의 장에게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필요 서류는 저탄소철강 생산공정확인 신청서와 생산증명서 또는 품질검사증명서다. 인증운영기관은 법인등기사항증명서·사업자등록증·공장등록증명서를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확인한다.
인증기관 지정도 제7조에서 다뤘다. 인증기관이 되려는 자는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정관·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특히 지난 9일 국무회의서 K-스틸법 시행령이 의결되며 시행령에서 인증기관의 업무 범위와 지정 기준이 규정됐다. 인증운영기관과 인증시험평가기관으로 구분해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다만 실제 지정 기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증 체계의 실질적 운영은 인증기관 지정 이후에야 본격화된다.
서류 보관 의무도 명시됐다. 제8조에 따라 인증을 받은 기업은 신청 서류 사본과 거래 관련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인증기관도 심사 관련 문서를 비치·보존해야 한다. 전자문서로도 보관할 수 있다.
수수료는 산업통상부장관이 별도 고시로 정한다. 납부 방법은 현금 또는 전자결제다. 납부 기간·반환 사유 등 세부 사항도 장관 고시에 위임됐다. 수수료 수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법 시행 직전이나 이후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 인증 체계가 철강업계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화하면 저탄소 인증은 수출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통상 협의에 따라서는 인증 여부가 유럽 수출 경쟁력을 직접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전기로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다. 저탄소철강 인증 요건 충족이 수월한 편이다. 반면 고로 업체에는 부담이 크다.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기술 전환 없이는 인증 취득이 쉽지 않다. 인증 절차와 수수료 부담은 중소 철강사에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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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저탄소 기술 지원, 선정부터 실증까지 체계화
K-스틸법 시행규칙은 저탄소 기술 지원 신청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핵심은 시행규칙 제4조와 제5조다.
제4조는 실증시험·성능검증 지원신청서 관련 규정을 다루고 있다. 지원을 받으려는 공급기업은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신청서와 함께 7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기술 개발 배경·원리·경제성을 담은 서류, 국내외 사용실적 또는 산업재산권 출원·보유 증명 서류, 해당 기술이 공급기업이 자체 개발한 기술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포함된다.
전문기관이 실시한 선행기술 조사보고서도 필수다. 실증시험·성능검증의 항목·횟수·방법과 국내 가동 시험성적서도 제출해야 한다. 기술검증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현장평가 방법까지 명시해야 한다.
특히 제5조는 협력모델 경쟁력강화계획서를 규정했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신청하는 방식이다.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구분과 수요기업·공급기업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 품목별 목표와 향후 계획, 필요한 지원사항도 기재한다. 지원 항목은 공동기술개발, 공동기반구축, 공동투자, 금융지원, 규제개선 등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이 절차의 기반이 되는 기술 선정 기준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 국내 기술 수준, 미래 유망성이다. 지원 대상은 철강사업자뿐 아니라 연구 기관 및 대학까지 포함된다.
또한 지난 2일 산업부 장관고시 추가로 저탄소철강 협력모델 선정 절차도 제도화됐다. 협력모델은 탄소 저감과 고부가 전환을 목표로 기업 간 구축하는 협력 체계다. 수요기업 간, 공급기업 간,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이 모두 대상이다. 신청 기업은 경쟁력강화 계획서와 세부계획서를 산업부에 제출해야 한다. 사전검토 항목은 탄소 저감 분야 해당 여부, 재무건전성, 수행 역량, 수요기업의 테스트·구매 의향서 보유, 기존 정부 지원과제와의 중복 여부, 기술 유출 가능성 등 7가지다.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다.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핵심기술에 정부 자금 투입 근거가 마련됐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제도는 대·중소기업 공동 기술개발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7가지나 되는 다수의 서류 요건은 중소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 될 수 있다. 각 서류에 정확히 기재하기 위한 조사 및 확인 단계에서 기술력은 있으나 행정 역량이 부족한 중소 철강사는 지원 문턱에서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법 시행 이후 중소기업에 맞춘 관련 대응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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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 저탄소철강특구·재생철자원 전문기업, 새 판 짠다
K-스틸법 시행규칙은 저탄소철강특구 지정과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지정 절차를 구체화했다. 각각 시행규칙 제9조와 제10조에 담겼다.
제9조는 ‘저탄소 철강특구 지정신청서 양식’을 규정했다. 신청 기관은 특구 명칭과 지정 목적·필요성, 위치, 소속 단지명을 기재해야 한다. 신청 특구 면적과 저탄소 철강산업 전용 면적, 주요 입주 업종도 명시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특구 육성 계획을 첨부해야 한다.
상위 규범인 시행령에 따르면 육성 계획에는 기본목표와 중장기 발전방향, 지역 저탄소 철강산업 현황, 혁신생태계 구축 방안, 기반시설 설치 계획, 재원 확보 방안 등이 포함돼야 한다. 특히 산업부는 지난 2일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절차 등에 관한 고시(공고 제2026-402호)’를 행정예고하며 지정 요건 5가지를 명시했다. 저탄소철강산업 집적 및 경쟁력 강화 효과,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지역 주요 산업과의 연계 발전 가능성, 전문인력 확보 용이성, 기타 장관이 인정하는 사항이다. 신청 자격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시·도지사다.
제10조는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지정 절차를 담았다. 지정받으려는 기업은 지정신청서와 지정 기준 적합 증명 서류를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법인등기사항증명서와 사업자등록증은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확인한다. 시행령에 따르면 전문기업 요건은 부지 보유, 가공 관련 시설·장비 구비, 재무 능력 확보다. 거짓 방법으로 지정받거나 6개월 이상 사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지정이 취소된다.
두 조항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과 소재 양 측면에서 나타난다. 저탄소철강특구는 포항·광양·당진 등 주요 철강도시의 탄소중립 전환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근거가 된다. 특구로 지정되면 연구개발시설·전기·가스·용수 등 기반 시설 지원과 각종 인·허가의 신속 처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생철자원 전문기업 지정은 전기로 업계와 철스크랩 가공업계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철스크랩 활용도가 높아지는 흐름 속에 전문기업 지정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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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철강 인력 양성, 대학·훈련기관까지 제도권 편입
철강산업 인력 양성 체계 부문은 시행규칙 제11조와 제12조에 걸쳐 구체화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기관과 특성화대학 지정 절차가 핵심이다.
시행규칙 제11조는 철강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신청 절차를 규정했다. 이 지정 받으려는 기관은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첨부 서류는 세 가지로 법인 정관, 전문인력 양성·훈련사업 계획서, 사업 수행에 필요한 시설·설비 및 전문인력 명세서와 운용계획서다. 법인등기사항증명서와 사업자등록증은 행정정보 공동이용으로 확인한다.
시행령에 따르면 지정 요건으로 교육훈련 목표의 명확성, 철강사업자와의 협력 체계 구축 가능성, 시설·설비·전문인력 기준 충족이 필요하다.
시행규칙 제12조는 철강산업 특성화대학·대학원·고등학교 지정신청서 양식을 규정했다. 주관기관, 수행 책임자, 총사업 기간, 1차~5차 연도별 사업비, 정부 출연금과 민간 부담금 구분, 위탁 수행기관 정보 등을 기재해야 한다.
지정서에는 대학·대학원·고등학교 여부를 구분 표기해야 한다. 시행규칙보다 상위 개념인 시행령에 따르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되면 학교 측은 전문인력 양성 비용, 연구비 지원을 받는다. 학생 정원 조정, 교원 확충, 계약학과 설립 지원도 가능하다.
이 체계가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고도화 등 탈탄소 공정 전환, 고부가 신제품 강종 및 신제품 개발에는 새로운 기술 인력이 필수다. 제도적 인력 양성 기반이 없으면 기술 전환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이에 K-스틸법의 인력 양성 부문은 철강업계에 중장기적 거대 효과를 미칠 부문으로 전망된다.
특성화대학 지정은 철강산업과 대학 간 연결 고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학과 설립이 가능해지면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력 배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해외 우수 인력 유치 사업도 병행돼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한다. 다만 실질적 효과는 지정 기관 수와 예산 규모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선언적 제도에 그치지 않으려면 후속 예산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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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⑥ 그 외 다뤄지는 K-스틸법 주요 시행규칙
앞서 다섯 가지 분류에서 다루지 않은 주요 시행규칙 조항이 있다. 제1조와 제13조다. 짧지만 업계에 실질적 함의를 남기는 조항들이다.
시행규칙 제1조는 ‘시행규칙의 목적’을 밝혔다. 이 규칙은 K-스틸법과 시행령에서 위임된 사항과 시행에 필요한 사항의 규정이 주목적이다, 법-시행령-시행규칙으로 이어지는 3단 체계의 최하단에 위치한다. 구체적인 절차와 서식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6월 17일 법·시행령·시행규칙이 동시에 효력을 갖는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시행규칙에서는 시행령에는 규모가 있게 다루면서도 규칙을 정하지 않은 분야들도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추가 및 수정되는 시행규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아울러 시행규칙 제13조가 다루는 ‘수수료’도 주목할 내용이다. 저탄소철강 인증을 받으려는 자는 산업통상부장관이 고시하는 수수료를 인증기관에 납부해야 한다. 납부 방법은 현금 또는 전자화폐·전자결제다. 수수료 납부 기간, 반환 사유, 반환 범위 등 세부 사항도 장관 고시에 위임됐다.
문제는 수수료 금액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증 신청을 준비 중인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저탄소 인증이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수수료 부담은 규모가 작은 철강사일수록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수료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인증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시행규칙은 총 13개 조항과 13종의 표준 서식으로 구성됐다. 인증신청서, 특구 지정 신청서, 재생철자원 전문기업 지정서,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서, 특성화대학 지정신청서까지 주요 서식이 표준화됐다. 행정 절차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각 서식에 요구되는 증빙 서류 수가 적게는 3종, 많게는 7종에 달한다. 행정 역량이 부족한 중소 철강사에는 서류 준비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의 시선은 남은 후속 조치에 쏠려 있다. 수수료 고시, 인증기관 지정, 저탄소철강특구 후보지 등 핵심 사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법 시행과 실질 효과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빨리 좁히느냐가 K-스틸법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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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법·시행령에는 있지만 시행규칙에는 빠진 항목은?
본법-시행령-시행규칙으로 이어지는 법 이행·시행 절차 및 규칙에서 법과 시행령에는 담겼지만, 시행규칙에는 다뤄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에 K-스틸법이 6월 17일 시행되지만 정작 업계가 필요한 핵심 기준들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행령은 제도의 틀을 짰지만, 구체적 운용 기준을 담아야 할 시행규칙이 이를 채우지 않고 장관 고시에 재위임했다.가장 큰 공백은 저탄소철강 인증 기준이다. 시행령 제23조는 인증 기준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유무, 배출량 및 감축량 등을 기준으로 장관이 고시하는 것"으로 위임했다. 시행규칙은 신청 서식만 규정했을 뿐 구체적인 탄소 배출 허용 수치를 담지 않았다. 어느 수준이어야 저탄소철강으로 인정받는지 기업들은 아직 알 수 없다.
인증 표시 방법도 마찬가지다. 시행령 제25조는 저탄소철강 인증의 도안과 표시 방법을 장관 고시로 정하도록 했다. 시행규칙에는 관련 조항이 없다. 인증을 받더라도 제품에 어떻게 표시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는 셈이다.
인증기관 지정기준 세부 사항도 공백이다. 시행령 제30조는 인증운영기관과 인증시험평가기관의 지정기준 세부 사항을 ‘장관 고시’로 위임했다. 어떤 기관이 인증기관이 될 수 있는지 자격 요건이 아직 불명확하다.
저탄소철강기술 선정의 세부 절차는 6월 전까지는 세부 절차는 6월 전까지는 고시가 없이 ‘고시 위임’ 상태였다. 다만 지난 2일, 산업부가 ‘저탄소철강기술 선정·재검토 세부절차’를 장관 명의로 행정예고하며 일부 내용이 구체화 됐다. 어떤 절차를 거쳐 기술이 선정되는지 큰 틀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실제 선정 기술의 내용과 수준은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또한 6월 전까지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의 구체적 시행 내용이 없었으나 지난 9일, 국무회의서 K-스틸법 일부 시행령 제정안이 의결되면서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구성·운영 방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특위의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는다. 정부위원은 재정경제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 장관급 공무원으로 구성되고, 민간위원은 산업계·학계·노동계·연구기관 등의 추천을 받아 위촉한다. 임기는 2년(민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위원회는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과 관계 법령·제도 정비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전기료 특례, 구조조정 등 업계 숙원 과제가 다뤄질 공식 창구로서 실제 운영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 본법과 시행문 사이에도 빈틈 있어…타 법이나 기관의 규칙 ‘활용’하거나 추후 ‘추가’
국회 본회의 및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본법에는 명시됐지만,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빠진 부분도 있다. 이 역시 추후에 관련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본법 제29조 ‘철강산업 보호’가 대표적 누락 내용으로 꼽힌다. 본법은 이 규정으로 원산지 규정 강화, 부적합 철강재의 수입·유통 억제,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 등 필요한 정책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차단과 직결되는 조항이다. 그러나 시행령에는 이를 구체화한 조항이 없다. 이에 시행규칙에서도 언급되지 않는다. 어떤 기준으로 부적합 철강재를 판단하고, 어떤 절차로 대응할지 규정이 없는 셈이다. 시행 규칙 추가 및 수정으로 다룰 수도 있지만, 관련된 연관법이나 기관(관세청, 세관, 재경부, 무역위원회 등)의 운영 규칙으로 다뤄질 수도 있다.
또한 본법 제30조 ‘국제협력’도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는 빠져있다. 본법은 통상협력, 해외시장 진출 지원, 전문인력 교류, 국제공동연구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시행령에는 해외 우수인력 유치 조항(제46조)만 있을 뿐 국제협력 전반을 다루는 규정이 없다.
이와 유사하게 본법 제36조 ‘규제 특례’도 시행 단계에서는 상세 시행 방안이 빠졌다. 본법은 인허가 절차 통합·간소화, 신기술 적용 시 평가기준 미비에 대한 신속 조치, 산업융합 촉진법에 따른 실증 규제특례·임시허가를 규정했다. 시행령은 환경 기준 초과 특례(제47조)만 담았다. 나머지 세 가지 특례는 시행령에 구체화되지 않았다.
공백 조항들의 행방은 크게 네 가지 경로로 나뉜다. 첫째는 ‘기존 법제로 흡수’되는 경우다. 제29조 ‘철강산업 보호’가 대표적이다. 원산지 규정 강화, 부적합 철강재 수입·유통 억제,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은 이미 대외무역법과 관세법, 반덤핑 조사 제도 안에서 다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법 제4조는 ‘타 법률에 우선 적용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실제 운용은 기존 무역 법제 체계 안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본법 제41조(청문)도 마찬가지다. 행정절차법이 청문 절차를 이미 규정하고 있어 별도 시행령 없이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고시나 행정 지침으로 보완되는 경우다. 제36조 ‘규제 특례’ 중 인허가 통합·간소화, 신기술 평가기준 신속 조치 등이 해당한다. 시행령 개정 없이 ‘장관 고시’나 ‘내부 지침’으로 탄력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연간 실행계획에 녹아드는 경우다. 제30조 ‘국제협력’가 이에 해당한다. 통상협력, 해외시장 진출 지원, 국제공동연구 등은 별도 조항 없이 매년 실행계획과 예산 사업으로 추진되는 방식이 현실적이란 설명이다.
넷째는 향후 시행령 개정으로 보완되는 경우다. 법 시행 후 현장에서 공백이 드러나면 추가 입법이 이뤄질 수 있다. 한국 입법 관행상 ‘선 시행, 후 보완’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특히 K-스틸법은 산업위기에 따라 ‘신속 처리’를 강조하여 제정된 만큼, 시행 후 점차 보완되는 성격이 짙어질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본법인 K-스틸법 마저 국회에서는 다수의 개정안이 다뤄지고 있는 등 법안 자체가 생동감 있게 변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시행령 및 시행 규칙도 예상보다 잦게 변동 및 추가, 삭제될 수 있다.
K-스틸법에 빠진 ‘전기료 감면’ 내용이 대표적이다. 철강업계에서는 강력히 주장했으나 본법 통과 과정에서는 ‘신속 처리’를 위해 장기간 숙의가 필요한 전기료 부문은 법안에서 빠지고 진행됐다. 이후 산업계 전문가 및 철강업계의 지속 요청이 이어진 가운데 국회에서 이를 전기사업자법과 K-스틸법 개정 등을 통해 처리하려는 움직임(일부 법안 발의)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K-스틸법은 당장 고정된 체계보다는 ‘유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큰 법이기 때문에, 철강업계는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해당 법안을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 본지는 K-스틸법 본법 및 시행 등 변화 내용을 지속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 K-스틸법 시행, 국내 철강시장 미칠 영향은?
철강업계가 궁극적으로 궁금해하는 점은 K-스틸법이 6월 17일부터 시행되면 ‘대체 무엇이 바뀌냐’다. 법안 및 시행령, 시행규칙이 다소 광범위하고 모호성을 뛰고 있어 실질적 업계 상황 및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K-스틸법 시행에 관련된 정부의 공식 발표도 없는 상황이라 관련 대응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표적 K-스틸법 시행에 따른 철강업 변화 가능성을 분석했다.
- 전기로·고로 희비 엇갈린다
저탄소철강 인증 체계 도입은 업계 지형을 뒤흔들 핵심 변수다. 인증 기준은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유무·배출량·감축량이다. 이 기준에서 전기로와 고로 업체의 출발선이 다르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저탄소철강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가 수월하다. 반면 고로 업체에는 부담이 크다.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공정 전환 없이는 인증 취득이 쉽지 않다. 전환 비용은 수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인증 여부에 따라 EU 수출 경쟁력이 갈릴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화되면 저탄소 인증은 수출의 필수 조건이 된다. 인증이 없으면 유럽 구매자(바이어)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구도가 국내 철강 생태계 재편을 앞당길 것으로 본다. 인증 취득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새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 철강업 구조조정 물꼬 트이나
K-스틸법의 공정거래법 특례 조항은 장기 과제였던 구조조정의 제도적 발판이 된다. 설비 가동률 조정, 생산량 감축, 공동구매, 공동기술개발 등의 공동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 동의를 거쳐 승인받으면 담합으로 제재받지 않는다.
철근·봉형강 등 공급과잉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직접적 정책의 주요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경쟁사 간 감산 협의 자체가 불법이었다. 법 시행 후에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합법적 감산 협력이 가능해진다. 기업 간 정보교환도 사전신고를 조건으로 허용된다. 설비·생산·손익 정보를 공유하며 사업재편을 논의할 수 있다.
다만 구조조정은 기업 자율에 맡겼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가 주도하지 않는 이상 기업 간 입장 차로 합의가 지연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대규모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으로 자발적 감축을 유도했다. 한국에서 같은 효과를 내려면 추가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먼저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된 석유화학업계에서도 현재까지도 자율 조정이 느리고도 어렵게 진행되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 철강도시 ‘특구 지정’이 지역 철강사에는 변수
저탄소철강특구 제도는 포항·광양·당진 등 주요 철강 거점 도시에 새로운 기회다. 특구로 지정되면 연구개발시설·전기·가스·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과 각종 인허가 신속 처리 혜택을 받는다. 수소 연료 공급시설, 재생에너지 설비 도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특구 지정은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해당 지역의 저탄소 산업 생태계를 국가 차원에서 설계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외 투자 유치와 기술 집적 효과도 기대된다. 어느 지역이 먼저 특구로 지정되느냐에 따라 지역 간 산업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육성 계획 수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포항 등은 자기 지역을 특구로 지정할 준비 절차 및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 중소 철강사 부담 커질 수 있어
K-스틸법이 가져오는 기회가 모든 업체에 균등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중소 철강사에는 새로운 부담 요인이 생겼다. 저탄소 기술 지원 신청에는 최대 7종의 서류가 필요하다. 선행기술 조사보고서, 생산증명서, 성능 검증 관련 서류 등을 갖춰야 한다.
저탄소철강 인증 수수료도 부담이다. 아직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수료가 높게 책정될 경우 인증 자체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 인증이 없으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대상에서도 밀릴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 철강사 간 법 활용 역량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예고한 중소기업 맞춤형 대응책 내용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력·기술 기반은 중장기 과제로
특성화대학 및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제도는 철강산업의 중장기 경쟁력과 직결된다. 계약학과 설립이 가능해지면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력 배출이 가능해진다. 수소환원제철, 전기로 고도화, 고부가 강종 개발에는 전혀 다른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당장이 아니라 5~10년 후를 준비하는 제도다.
아울러 K-스틸법으로 해외 우수인력 유치 사업도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탈탄소 기술 경쟁에서 국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됐다. 다만 실질 효과는 지정 기관 수와 예산 규모에 달려 있다.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후속 예산 확보가 관건이란 지지적이다.
- 아쉬운 내용 시행일수도...다만 ‘출발점’으로 의미는 작지 않아
특히 철강업계가 강력 요청한 전기료 감면이 본법과 시행문(시행령·시행규칙)에서 끝내 빠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근 3년간 75.8% 인상됐다.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철강업계로서는 가장 절실한 과제였다. 정부는 WTO 규정상 제소 가능성과 타 업종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시행령에 반영하지 않았다.
전기료 특례는 K-스틸법 개정과 전기사업법 개정 논의로 넘어갔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는 이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K-스틸법은 법 시행 자체보다 후속 고시·시행령 개정·예산 확보가 실질적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40년 만의 철강 전담법이 출발점이 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철강업계가 법령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가 철강협회, 산업부, 인증기관, 철강특위, 청문회 등을 통해 의견을 적극 개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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