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전망-종합] 포스리 '철강시장 본격 회복 아직'…하반기 수급 변수 점검
국내 철강산업은 건설경기 침체와 제조업 부진,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변수에 직면해 있다. 철강금속신문은 창간특집을 맞아 주요 기관 및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2026년 하반기 철강산업 전망을 살펴본다. 이번 기고는 포스코경영연구원 추지미 수석연구원이 국내 철강 수요와 주요 수요산업 동향, 수급 전망을 중심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편집자 주]2025년 국내 철강 시장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발 고율 관세 부과, 대내적으로는 건설산업의 구조적 장기 침체와 제조업 위축이 겹치면서 수요 절벽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2026년에는 자동차와 건설 등 전방산업에서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동시에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로 철강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2월 말 미국·이란 전쟁 발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상승, 물류 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 나타났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추지미 수석연구원.이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외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2026년 국내 철강 수요가 예상대로 개선될 수 있을지 수요산업과 연계해 살펴보고자 한다.
◇ 국내 철강수요, 역대 최저 수준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
국내 철강 수요는 2006년 5,000만 톤을 돌파한 이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는 2023년까지 5,000만 톤 이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4년 처음으로 5,000만 톤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25년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4,359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제조업 전반의 부진으로 2년 연속 수요 절벽에 직면한 데 따른 결과다.
2026년 수요산업은 중동발 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회복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먼저 건설경기는 구조적 장기 침체 국면에 놓여 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당초 예상보다 9.8% 감소하며 5년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국내 철강 내수 추이.2026년 1분기 건설 수주는 정부의 SOC 조기 집행에 따른 토목 수주 확대와 재건축 등 주택 수주 증가에 힘입어 28.7% 늘어났지만, 다주택자 규제와 대출 총량 규제 등 부정적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자재 공급망 불안과 물류·운임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착공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가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중동 사태와 부동산 규제 등의 영향으로 추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생산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현지 신공장 가동에 따른 수출 감소로 지난해 0.6% 줄어들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내수 부진에도 친환경차 중심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1.2% 증가하며 반등했다.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FTA 무관세 혜택 종료 영향으로 지난해 수출이 감소했으나 2025년 11월 대미 관세 15% 소급 적용과 입항 수수료 1년 유예 등의 우호적 여건 조성,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수출이 3.5% 증가하며 생산 회복을 이끌었다.
반면 내수 판매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도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폭 감소하고 있다.
조선의 경우 글로벌 발주량은 탱커와 LNG선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5년 말부터 호황기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계 수주도 2026년 1분기 17.4% 증가했다.
건설 수주.
다만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인해 시장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구조조정 이후 숙련 인력 부족이 지속되는 데다 중국 정부 지원으로 한국과 중국 간 선가 차이가 확대되면서 수주 확대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
반면 건조량은 2022~2023년 수주 감소 물량이 인도 단계에 진입하면서 1분기 22.8% 감소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연간 기준 7% 안팎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수주 및 건조수주잔량은 최근 2년간 수주 확대에 힘입어 조선사들의 건조 슬롯이 적정 수준을 웃돌면서 14년 만에 7,000만CGT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 2026년 철강 시장, 본격 회복 기대 어려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전방산업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2026년 1분기 철강 수요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수요 절벽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 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수요 역시 하반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기 어려워 연간 기준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품목별로는 판재류 내수가 실수요 회복 지연에도 열연강판과 후판 중심의 국내산 대체 수요 증가로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봉형강류는 건설산업 침체와 기계·조립산업 저성장 영향으로 1,500만 톤을 밑도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 수출입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중동 분쟁 영향을 반영해 이란 및 인접 국가의 철강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국내 철강재 수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망여기에 미국의 50% 관세 부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 7월 도입 예정인 신규 수입쿼터제도(TRQ), 탄소중립 대응 부담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도 수출 여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악재에도 주요국 철강 가격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에 힘입어 2026년 철강재 수출은 전년 대비 1% 안팎 증가한 2,800만 톤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입은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수입 규제 강화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철강산업은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로 주요 철강사들이 가동률 조정과 노후 설비 폐쇄, 인력 효율화 등을 추진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정부는 K-스틸법 시행과 수입 규제 강화 등 무역구제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저탄소·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수요 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력 산업의 회복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재 대내외 여건상 단기간 내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산업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급망 관련 통상 현안과 탄소 규제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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