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리 가공제품에 50% 관세 부과…한국 수출에 큰 타격 우려
미국 정부가 구리 가공제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철금속협회가 공개한 ‘미국의 구리 50% 관세 부과 품목별 영향 전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은 미국으로 총 4.4만 톤의 구리 가공제품을 수출하며, 그 금액은 약 5억 9천만 달러에 달한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동관(2만6,000톤), 동선(1만5,000톤), 동봉(3,500톤), 동박을 포함한 기타 품목(9,800톤)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주로 한국 현지 기업(16%), 미국 로컬 기업(50%), 건설·에너지 분야 등 유통 부문(34%)으로 공급되고 있다. 관세 부과로 인해 전체 수출량의 약 68%에 해당하는 3만 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관과 동봉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관은 현재 미국 내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으며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전체 시장의 90%)과 저가 시장(10%)으로 나누어져 있다. 프리미엄 시장은 미국 내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으며 저가 시장에서는 한국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생산능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세 부과 시 경쟁력이 약화되면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동봉의 경우, 이미 미국 내 공급과잉 상황에서 반덤핑·상계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관세 부과 이후 동봉의 수출은 약 30% 감소한 바 있다.
반면, 동선과 동박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선은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망 수요 증가로 미국 내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 제품은 원가와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맞춤형 사양 덕분에 시장 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미국 내 전력 인프라 관련 로컬 업체의 생산능력이 향상될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
동박의 경우, 현재 미국 내 배터리용 동박 생산시설이 부족하고 해당 제품의 품질 요구 사항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동박은 향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미국 수출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관세 부담에 대한 수입업체와의 협상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처 다변화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요 구리 수출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LS전선은 약 8억 달러를 투자하여 버지니아주에 전력케이블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풍산도 아이오와주에 위치한 PMX Industries를 통해 4.7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5만4,000톤의 동판을 생산하고 있다.
각 품목별 대응 전략으로 동관은 사실상 수출 중단을 예상하고 동남아 등 다른 시장으로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동선은 일부 수출 유지가 가능하나, 미국 내 가격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동박은 일정량의 수출이 유지되겠지만 관세 부담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며 동봉은 수출이 거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례재심을 통해 관세 인하를 노력해야 한다.
또한, 비철금속협회는 정부 차원의 대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가 중소 구리 가공업체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세제 혜택, 금융지원,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감면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미국 구리 시장에서 수입 점유율 2.7%를 기록하고 있으며 고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으로 신뢰받고 있다. 또한, 전기차, AI 인프라, 풍력 등 미국의 미래 성장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전략물자 공급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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