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中, 수소 저장 고망간강 ‘표준 패키지’ 선점…수소환원제철 인프라까지 겨냥

이슈 2026-05-11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과 함께 수소 저장용 고망간강을 둘러싼 글로벌 표준 경쟁이 물밑에서 이미 '2라운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중국은 자국 GB 국가표준 제정, 중국선급(CCS) 인증, 실제 선박 적용이라는 3단계를 한 세트로 묶어, 수소 저장 소재 분야 표준 주도권을 수소환원제철 전 단계부터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표준 패키지'가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단 3년 만에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 GB 국가표준으로 '재료 스펙' 먼저 준비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은 이미 2023년 영하 196도급 저온 환경에서 사용하는 압력용기용 고망간강 강판을 규정한 국가표준 GB/T 713.5-2023을 제정해, 향후 액체수소·액체암모니아 등 극저온 수소 저장 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소재 체계를 먼저 구축했다.

이어 2025년에는 선박용 LNG 탱크 고망간 오스테나이트계 박강판 규격인 'GB/T 46095-2025 선박 및 해양기술–선박용 LNG 탱크 고망간 오스테나이트계 박강판을 마련했다. 

해당 규격은 국제표준 ISO 23430(선박용 LNG 탱크에 사용되는 고망간 오스테나이트계 박판 규격)과 동일 계열의 사양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I로 생성한 이미지/AI로 생성한 이미지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국가표준 제정을 넘어 GB 규격을 ISO 국제표준 체계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중국선급(CCS)이나 일대일로(BRI) 프로젝트에 GB 규격이 적용될 경우 ISO와 중국 규격이 병행 운용되는 구조가 실무 현장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선급을 통한 인증 확대도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CCS는 2022년 CSSC 산하 연구기관의 고망간강 용접재와 HBIS 우강(武鋼)의 고망간강 강판, 저장탱크 제조사 등에 대한 인증을 부여했다. 고망간 오스테나이트계 극저온강에 대한 세계 최초 수준의 선급 인증으로 평가된다.

2023년에는 웨이스 에너지테크놀로지 허베이(Weishi Energy Technology Hebei)가 개발한 선박용 액체수소 연료공급시스템에 대해 CCS 최초의 원칙승인(AiP)을 발급하며 인증 범위를 수소 저장·공급 분야까지 넓혔다. 고망간강 탱크 재료부터 수소 연료공급 시스템 전반에 걸쳐 중국 선급 규정 내 자국 규격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다.

실제 선박 탑재 사례도 뒤따랐다. 2025년 HBIS 우강이 생산한 고망간강이 적용된 LNG 연료탱크가 가스켐(GasChem)의 선박 'GasChem Phoenix'에 탑재돼 장거리 운항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고망간강이 실제 상업 운항 선박의 LNG 연료탱크 소재로 채택됐다는 점에서, 실제 해운 시장에서 중국 규격의 적용 사례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써 GB(재료 표준)부터 CCS(선급 규정)와 선박 탑재(적용 사례)로 이어지는 3단계가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3년 만에 완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포스코 고망간강으로 ISO 제정과 IMO 코드 반영까지 이끌어내는 데 10년 안팎이 걸린 것과 대비된다”라고 평가했다.

◇ 왜 '수소 저장용'인가…수소환원제철 인프라까지 연결

최근 고망간강을 둘러싼 중국의 표준 속도전은 단순히 선박·플랜트용 저장탱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수소 기반 직접환원(H₂-DRI) 공정은 환원로에 대규모 수소를 24시간 끊김 없이 연속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제철소 내부에 수 시간에서 하루 분량을 버퍼링하는 수소 저장 설비와 전용 배관망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액화수소 저장탱크와 배관·밸브·열교환기 등 전용 설비 전반에 극저온·수소취성에 대응할 수 있는 소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수소는 영하 253도의 초저온 환경을 견디면서도 수소취성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소재 안전성과 국제 표준·선급 규정 확보가 필수라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선박·플랜트용 액체수소 탱크와 제철소 내부 저장 설비에 적용되는 재료·시험 기준이 상당 부분 겹칠 수밖에 없는 만큼, 지금의 수소 저장강 표준 경쟁이 수소환원제철용 저장 인프라 시장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역시 LNG용 고망간강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가 개발한 LNG용 고망간강은 ISO 21635·23430 등 국제표준 제정과 IMO IGC 코드 반영을 이끌어냈다. 

올해 4월에는 KOMERI(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를 중심으로 ISO 18735(주조품), 18741(단조품), 18742(용접 피팅), 18760(용접 강관), 18819(강판) 등 고망간강 ISO 5종이 발간되며 LNG·암모니아 등 극저온용 고망간강에 대한 국제 재료 기준이 추가로 정비됐다.

다만 수소 저장용 고망간강 분야에서는 아직 초기 대응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가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를 통해 영하 253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저온 고강도 고망간강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수소 저장용 고망간강을 국제표준·IMO 규정·선급 승인과 직접 연결하는 중장기 로드맵은 아직 뚜렷하게 공유되지 않고 있다.

LNG용 고망간강의 경우에도 ISO 제정과 IMO 규정 반영, 선급 승인, 실선 탑재까지 단계별로 10년 안팎이 소요됐다는 점에서, 수소 저장용 소재 역시 장기전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국은 현재 15차 5개년 계획(2026~2030) 범위 안에서 수소환원제철 비율 확대를 공식화하고 있으며, HBIS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이 수소 기반 직접환원 공정 실증 설비를 운영 중이다. 

해당 제철소들의 수소 저장 인프라 표준이 GB 계열로 굳어질 경우, 향후 글로벌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서 중국 규격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수소 저장강 표준 경쟁은 겉으로는 선박·플랜트용 설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수소환원제철 시대 공장 내부 수소 저장탱크와 배관까지 연결되는 장기전 성격이 강하다”며 “중국은 이미 GB·CCS·실선 적용으로 표준 패키지를 깔아놓고 있고, 우리는 LNG 고망간강에서 쌓은 경험을 수소 저장 분야로 얼마나 빨리 확장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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