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 50%로 껑충...도금·컬러 업계, '난색'

6월 4일부로, 미국 보편 철강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50%로 2배 폭등했다. 지난 3월 초 25% 보편 철강 관세가 부과된 이래, 석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나타난 변화다. 이에 관세 부과에도 쿼터제 해소라는 위안 점을 통해 결의를 다졌던 도금·컬러강판 업계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2018년,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대부분의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한국산 철강에는 수출 할당량인 쿼터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해 주었다.
제품별로 쿼터가 시행된 상황 속, 컬러강판을 포함한 '도금' 쿼터에는 연간 기준 37만 톤가량의 쿼터가 부과됐다.
당시 정부는 쿼터로 인한 업체 간 마찰을 줄이기 위해, 기업별 대미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할당분을 부여했다. 이는 도금강판 쿼터가 일부 업체들에 편중되는 결과가 일으켰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개년 미국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책정된 기업별 쿼터는 자연히 미국 수출이 높은 일부 기업에 크게 배정됐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할당제가 시행된 2018년부터 전체 쿼터 중 현대제철이 65%, 동국과 KG스틸이 10~15%, 포스코가 5% 정도로, 4개 기업이 전체 쿼터의 약 90% 이상을 차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25% 철강 보편 관세를 시행할 당시, 국내 도금·컬러 업계에는 긍정적인 전망이 존재했다. 비록 관세가 부과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나, 쿼터제가 해소됨에 따라 수출을 늘릴 가능성도 생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할당된 쿼터가 적었던 업체들은 물론이고, 높은 쿼터를 지녔던 위 4개 업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여된 쿼터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 기업이 대미수출 할당을 매년 채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강 관세가 50%까지 뛰면서, 도금·컬러업계의 이같은 희망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쿼터제가 해소됐다. 하더라도, 철강 관세가 50%까지 상승하면 현지 업체의 수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라며 "이미 수출 물량 일부에 주문 취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철강 생산은 전기로 위주인 만큼, 판재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약해 25% 보편 관세에도 불구하고 철강 수입을 이어왔다. 하지만, 50%에 달하는 철강 관세는 미국 내 제조업 생산 자체를 줄여 수입이 차단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암시하고 있다.
철강 관세 상승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미국 현지 증산과 맞물리며, 우려를 더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올해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관세 회피 및 유연한 현지 수요 대응이 그 목적이다. 하지만 폭등한 철강 관세로 인해 소재 공급에 있어, 국산 제품 조달이 아닌 현지 업체 제품 구매가 강제될 수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릴 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해 통상 이슈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8일까지 한-미 줄라이패키지(7월 포괄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통상 환경 조정을 위한 신정부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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