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CCUS·친환경 인증…철강, ‘그린 전환’ 속도 올린다
철강업계가 탄소 감축 기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을 기반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CCUS 전용 강관, 국제 지속가능 인증 확보 등 구체적 성과가 이어지면서, 선언적 목표 수준이었던 탄소중립 전략이 실행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공정 개발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하이렉스는 파이넥스(FINEX) 공정에 전기용융로(ESF)를 결합한 방식으로, 석탄을 수소로 대체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최대 95%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2027년 데모플랜트 구축을 완료하고, 2030년 상용화 기술 완성을 거쳐 2050년 전면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탄소 감축 기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을 기반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철강금속신문DB세아제강은 CCUS(탄소포집·저장) 확산 흐름에 맞춰 관련 강관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아제강 강관은 극저온 환경·압력 변화·내부식 조건을 고려해 설계됐으며,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 유지가 가능한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지난해 북미 프로젝트에서 640만 달러 규모 공급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UAE 아드녹과 최대 20만 톤 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2030년 CCUS 관련 글로벌 강관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제철은 국제 ESG 인증을 기반으로 친환경 공급망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호주철강협회(ASI)의 SSA 인증을 취득했으며, 전 공장 단위 인증은 국내 최초다. SSA 인증 강재는 호주 건설 자재 심사 과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어, 현대제철의 해외 시장 진입 및 프로젝트 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란 해석이 이어진다.
정책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 철강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8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수소환원제철 관련 R&D에는 약 8,146억 원 규모 지원이 통과됐으며, 2026년 실증 설비 구축 후 단계적 확산이 추진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책 지원의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실제 전환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소환원제철 실증 설비 구축 예산은 확보됐으나, 그린수소 생산·운송 인프라와 전력요금 체계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상용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국내 전력 믹스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수소 기반 공정 전환이 곧바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함께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맞물리지 않으면 산업 전환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소재 적용은 산업 전반과 생활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플랫폼(E-GMP)에는 저탄소 강재가 적용됐으며, 현대건설과의 협업을 통해 전기로 철근·형강 기반 저탄소 건축 모델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시멘트 대체재 활용, 철스크랩 순환, 슬래그 재활용 등 순환형 소재 전략도 확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탄소 규제가 장벽이 아니라 시장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기술개발과 인증 대응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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