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5년 5천만 톤 부족…철강업계 비용 부담 2조5천억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이 본격화하면서 철강업계를 둘러싼 배출권 여건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총량 축소와 가격 관리가 동시에 적용되는 구조 속에서, 배출권 비용 부담은 중장기 경영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제4차 배출권거래제 운영을 위한 세부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배출권거래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할당·거래·감독 체계를 시행령 차원에서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4차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은 5년간 25억3,730만 톤으로, 제3차 계획기 대비 약 17% 감소했다. 철강이 포함된 발전 외 부문 역시 총량이 19억1,400만 톤에서 16억3,800만 톤으로 약 12% 줄었다. 반면 배출권거래제 참여 업체 수는 772개로 늘어나, 총량 축소 국면에서 업체 간 배출권 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철강금속신문DB이번 계획기부터는 시장안정화예비분(K-MSR)이 배출허용총량 ‘내’로 편입된다. 기존에는 총량 외 물량으로 관리됐으나, 4차 계획기부터는 총량 안에서 예비분을 운용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예비분 규모는 발전 부문 5.5%, 비발전 부문 2.5%로 이전보다 축소됐으며,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2026년 상반기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총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예비분까지 총량 내로 묶이면서, 시장 유동성은 구조적으로 제한되는 방향이다.
유상할당 비율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발전 외 부문은 2026년부터 15% 유상할당이 적용되며, 발전 부문은 2030년까지 50%로 확대된다. 철강업은 탄소누출 우려 업종으로 분류돼 4차 계획기간에도 100% 무상할당이 유지되지만, 할당 기준이 기존 업체 단위에서 사업장 단위로 전환되면서 사업장별 배출 특성과 감축 여력이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배출권 가격 흐름도 변곡점에 들어섰다. 2025년 하반기 약 4개월간 1만 원 안팎에서 정체됐던 배출권 가격은 2026년 들어 반등하며 1만2,700~1만2,800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배출권 거래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가격이 최소 톤당 2만 원 이상은 형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총량 축소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경우 3만 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가격 상승이 현실화할 경우 철강업계의 비용 부담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철강·정유·시멘트·석유화학 4개 업종의 5년간 배출권 부족분은 약 1억 톤으로 추산되며, 배출권 가격을 톤당 5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총 부담액은 5조 원에 이른다.
철강업종 단독으로는 5년간 약 5,140만 톤의 부족이 예상되며, 같은 가격 가정 시 약 2조5,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합산하면 연간 부족분만 약 2,000만 톤으로, 배출권 가격이 3만 원일 경우 연간 6,000억 원, 5년 누적으로는 3조 원 규모다.
여기에 2026년부터 실제 비용 부담 단계로 전환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추가 변수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10년간 누적 비용이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출권 비용과 CBAM 부담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철강업계의 탄소 비용은 점차 실질적인 원가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무상할당이 유지되더라도 총량 축소와 가격 관리 기조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라며 “배출권 매매 전략만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감축 투자와 공정 전환을 전제로 한 중장기 전략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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