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철강 경영실적 부진 확연…건설 침체·관세 여파 '직격탄'

분석·전망 2026-04-20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와 저가 수입산 범람,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국내 철강 제조업계가 일제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반적인 외형 축소와 함께 일관제철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평균 30% 이상, 순이익은 무려 70% 가까이 급감했다.

철강 수요는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나 최근 중동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함께 물류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회복 속도는 다소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국내 철강 제조업체 135개사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이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0.4% 줄었으며 순이익 역시 11.7% 감소한 모습이다.

특히 일관제철 2곳을 제외한 나머지 133개사의 실적 악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133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2%, 67.2% 급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일관제철 2개사의 지난해 경영 실적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는 원료비와 가공비 절감, 자동차강판·전기강판·에너지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제강 마진을 끌어올렸고, 현대제철 역시 자동차용 3세대 강판, 해상풍력·원전용 후판, 고급 봉형강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를 강화하면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는 평가다.

반면 지난해 냉연판재류와 표면처리 업계는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 부진과 함께 수익성 부문은 더욱 심각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도 2개사에 불과했지만 이익 감소폭이 매출보다 훨씬 크게 나타냈다. 영업 외 비용이 본업에서 번 돈보다 더 커지면서 당기순이익도 모두 감소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관세 영향과 내수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구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기로 제강사들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 급감과 함께 대규모 영업손실로 적자 기업들도 속출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가 초유의 700만톤 선마저 무너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제강사들의 수급 개선 노력에도 수요 대비 공급과잉 지속으로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철근 유통시세(SD400, 10mm)는 톤당 65만원 선마저 무너지며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분기(64~65만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지난해 선행지표 감소세를 감안하면 올해도 유의미한 수요 반등은 어려울 분위기다.

 

특수강봉강 업계는 주요 전방산업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며, 특히 제강사인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압연사들은 모두 악화됐다.

저가 수입재 잠식과 수요산업계와 디커플링이 심화된 상황에서 특수강봉강 제강사들은 특수합금 등 고부가가치 강종 판매를 늘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으나 압연사들은 시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선재업계도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수요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조선업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으나 건설 기계 부문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스테인리스(STS) 판재 제조업계도 지난해 소재 인상분 전가 실패와 수요 부진 등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일부 업체는 클래드강판 등 고부가 역량으로 실적 반등을 이뤄낸 모습이다. 올해부터는 적극적 판가 인상과 범용재 비중 축소, 고부가재 역량 강화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강관업계 역시 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와 내수 침체로 이중고를 겪으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국내외 경기 상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다 보니 소재 가격이 인상되는 구간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제품 생산 축소와 함께 소재,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주단조업계는 자동차와 조선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플랜트와 기계 부문 비중이 높거나 미국 직접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부진을 이어갔다. 특히 단조업계는 건설기계 부문 비중이 높은 경우에도 해외 직접 투자가 많아 주조업계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이 밖에 지난해 합금철업계는 수입재 잠식에 따른 전반 생산 감소와 원가 상승으로 전반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업체별로는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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