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13]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열쇠 ‘동 및 동합금 스크랩 재활용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

특집 2026-06-17

국내 수급 불균형과 고품위 자원 유출 위기 속, AI 기반 첨단 선별 및 정련 기술 도입을 통한 순환자원 강국으로의 도약 과제 고찰

고등기술연구원 공만식 박사고등기술연구원 공만식 박사

1. 국내 동 및 동합금 스크랩 재활용 시장 규모 분석

동(구리, Cu) 및 동합금 스크랩 산업은 전기전자, 자동차, 첨단 반도체, 조선 및 건설 등 국가 전방 원자재 공급망의 뿌리를 형성하는 핵심 부문이다. 구리는 우수한 전기 전도성과 열 전도성, 내부식성을 지니고 있어 산업 전반의 혈액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현대 친환경 전환 가속화에 따라 그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확대와 자원 민족주의의 심화 속에서, 국내에서 발생하는 비철금속 스크랩의 체계적인 회수 및 내수 순환 생태계 구축은 국가 제조업 생태계의 명운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본 고에서는 2021년부터 2026년 현재 시점까지의 최신 통계와 실무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동 스크랩 발생량, 국가별 수출입 교역 구조, 향후 수급 전망을 다각도로 심층 해부하고자 한다.

1.1 국내 동 및 동합금 스크랩 발생량 추이 및 2026년 전망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동 및 동합금 스크랩은 원천에 따라 두 가지 경로로 대별된다. 첫째는 가공 및 제조 공정(신동품 제조, 자동차 부품 가공 등)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신스크랩(Prompt Scrap)'이며, 둘째는 내용연수가 다한 폐가전, 폐전선, 건물 철거 자재, 노후 자동차 등에서 회수되는 '구스크랩(Old Scrap)'이다. 한국비철금속협회 및 국가자원종합관리시스템의 물질흐름분석(MFA)을 종합 추산한 결과, 국내 순수 동 스크랩 발생량은 2021년 약 26만 톤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2023년 28만 5,000 톤, 2024년 29만 톤, 2025년 30만 톤의 벽을 넘어섰으며, 2026년 말에는 약 31만 톤에 달할 것으로 확고히 전망된다.

이와 같은 국내 스크랩 발생량의 가파른 증가세는 친환경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성장과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발전기 및 송배전 인프라) 대규모 증설, 그리고 노후 도심지의 고도화된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에 따른 폐전선 회수 효율 증대에 밀접하게 기인한다. 그러나 국내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공 및 제련 업계가 요구하는 전체 수요량에 비하면 공급 여력은 극심한 만성적 부족 상태를 겪고 있다. 국내 LS MnM을 비롯한 대형 제련소 및 황동봉, 동관, 판재를 생산하는 신동 가공업체들의 연간 동 스크랩 총 수요량은 약 45만 톤에서 최대 55만 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2026년 기준으로 약 55만 톤의 전체 수요 중 국내 발생 물량은 31만 톤에 불과하여, 매년 약 24만 톤 이상의 심각한 원료 부족분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어 있다.

1.2 국가별 동 및 동합금 스크랩 수출입 물량 구조와 해외 유출 위기

앞서 언급한 약 24만 톤 이상의 만성적인 내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매년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으로부터 대규모의 고품위 동 스크랩을 수입해 오고 있다. 무역 통계상 한국의 동 스크랩 수입량은 2021년 24만 톤에서 시작하여 2024년 26만 5,000 톤, 2025년 27만 톤, 2026년 전망치 27만 5,000 톤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수입 시장의 경우 환경 규제가 엄격한 선진국들의 수출 제한 기조로 인해 급격한 물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문제는 수입의 원활함 여부보다, '국내에서 발생한 양질의 스크랩이 해외로 대거 유출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자료를 심층 해설해 보면, 국내 동 스크랩 수출량은 2023년 10만 1,851 톤에 머물렀으나 2024년 12만 8,634톤으로 무려 26.3% 폭증하였으며 2025년에는 14만 2,000 톤을 기록했고, 2026년에는 연간 15만 5,000 톤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국내 스크랩 시장의 자급률을 악화시키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으로, 국내 재생 가공업체들은 심각한 원료 확보 경쟁과 단가 상승 압박에 직면해 있다.

국내 동 스크랩의 국가별 수출 구조를 파악해 보면 이러한 위기감이 더욱 명확해진다. 대외 유출 물량의 대다수가 특정 국가인 '중국'에 절대적으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2025년 확정 통계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동 스크랩 수출 국가별 비중은 중국이 무려 72.0%를 점유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글로벌 비철금속 우회 가공 허브로 부상한 말레이시아가 12.0%, 전선 및 전자부품 신흥 제조 기지인 베트남이 5.0%, 일본이 3.0%, 그리고 기타 아시아 및 유럽 지역이 8.0%를 분점하고 있는 형태다.

중국향 수출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은 중국 정부가 탄소 감축과 자국 내 전해동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의 고품위 구리 스크랩에 막대한 프리미엄을 얹어 공격적으로 매입하는 정책(재생구리 수입 표준 완화 및 세제 혜택)을 가동한 결과이다. 국내 유통 생태계에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계 바이어들이 무자료 혹은 음성적 경로를 활용해 국내 최고 등급의 고동(A-Grade Copper Scrap) 및 절연 전선 스크랩을 싹쓸이하여 수출용 컨테이너에 싣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제련소 및 가공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불순물이 많고 재활용 비용이 비싼 저급 스크랩만을 확보하게 되는 '원료의 하향 평준화' 위기에 직면해 있다.

2. 동 및 동합금의 재활용 필요성

동 및 동합금 스크랩의 재활용은 단순히 폐기물을 재이용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의 고전적 경제 활동을 넘어선 지 오래다. 2026년 현재 글로벌 무역 질서는 환경 규제와 자원 무기화가 결합된 거대한 장벽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구리는 디지털 전환과 그린 에너지를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로서 그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청정 국가로 가기 위한 다각적 아젠다 속에서 동 스크랩 재활용의 거시적 필요성을 네 가지 주요 관점인 CBAM, 탄소중립, 자원안보, 공급망 측면에서 계량화된 지표와 함께 분석한다.

2.1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및 글로벌 환경 규제의 파고 대응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 시행과 미국의 청정경쟁법(CCA) 도입은 글로벌 수출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비철금속 및 제조 대기업들에게 전례 없는 규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철강, 알루미늄 등에 집중된 CBAM 규제 품목은 조만간 구리 및 동합금 제품군으로 확장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이러한 무역 규제 장벽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마스터키가 바로 '스크랩 기반의 재생 구리 활용'이다.

원광석(동정광)을 채굴하여 용해·정련하는 'Primary' 공정은 톤당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동 스크랩을 직접 수집하여 정련 공정에 투입하는 'Secondary' 재생동 공정은 기존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무려 85%에서 최대 90%까지 대폭 감축할 수 있다. 실제 정량적 데이터에 따르면, 천연 동광석으로부터 전기동 1톤을 생산할 때 전 생애주기(LCA) 기준으로 약 4.5~5.2톤의 CO2가 발생하는 반면, 고품위 동 스크랩을 리사이클링하여 재생 전기동을 생산할 때는 톤당 배출량이 0.5톤 미만으로 급감한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제품 내 재생 원료 함량(Recycled Content)을 공식 인증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스크랩의 확보는 곧 수출 시장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2.2 탄소중립(Net-Zero) 달성을 위한 저탄소 고효율 생산 체계로의 전환

정부의 '2050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금속 산업계는 고강도의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동 스크랩의 재활용은 화석연료 및 전력 소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탈탄소 기술이다. 동광석을 제련할 때는 광석의 파쇄, 선광, 용융 용해 과정에서 거대한 용광로가 가동되어 엄청난 열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이미 순도가 보장된 구리 금속 상태의 스크랩을 녹여 재정련할 경우, 제련 공정에 소요되는 순수 용융 에너지를 8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공장의 Scope 1(직접 배출) 및 Scope 2(간접 배출) 온실가스를 동시에 저감하여 기업의 Net-Zero 달성을 가속화하고 국가 총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경제·환경적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

2.3 핵심 원자재 자원 안보 확립 및 독자적 '도시광산' 영토 확보

대한민국은 광업 부문에서 동광석을 자국 내에서 전혀 생산하지 못하고, 정광 전량을 칠레, 페루 등 남미와 호주 등 해외 수입에 100%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미 광산의 파업, 선박 물류 대란, 자원 보유국들의 급격한 수출세 인상 등 대외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제조업계 전체가 원료 마비 사태를 겪는 고질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내에서 폐기되어 배출되는 동 및 동합금 스크랩은 대외 의존도 제로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국 내 고부가가치 자원이자 '지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구리 광산(도시광산, Urban Mining)'이다. 광산에서 채굴되는 동광석의 구리 품위(함량)는 평균 0.5~1.0% 수준에 불과하여 막대한 찌꺼기(슬래그)를 남기지만, 도시광산에서 회수되는 고동 스크랩은 구리 함량이 95~99%에 달하는 초고품위 광석과 다름없다. 이 자원을 해외로 유출하지 않고 국내 자원 영토 내에 묶어두는 것은 국가 자원 안보 체계를 구축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강력한 방어벽이다.

2.4 4차 산업혁명과 친환경 공급망(Supply Chain) 안정화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의 폭발적 증설, 전력망 고도화, 로봇 공학 및 전기자동차(EV)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는 구리 수요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견인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구리가 약 20kg 수준이라면, 전기차 한 대에는 모터 권선 및 배터리 전해동박, 와이어링 하네스 등을 포함해 4배 이상인 80~100kg의 구리가 집중 소요된다. 향후 전 세계적인 구리 공급 부족(Copper Crunch) 사태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스크랩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 및 기업은 첨단 제조업의 성장 엔진 자체가 멈춰 설 위험이 크다.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 탄력성(Resilience) 측면에서 재생동은 천연 자원의 한계를 보완하고 안정적인 조달 단가를 유지해 주는 든든한 완충재 역할을 한다.

3. 동 및 동합금의 재활용 최신 기술 동향

과거 동 스크랩 재활용은 영세 업체를 중심으로 수작업 선별 후 단순히 가열로에 넣어 녹여 저급 주물품을 만드는 방식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최신 기술은 융복합 첨단 과학의 영역으로 진화했다. 불순물을 극단적으로 제거하는 화학적·물리적 고순도화 기술부터, 인공지능(AI)을 융합한 초고속 자동 선별기, 그리고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친환경 고효율 설비 이르기까지 최신 기술 혁신의 파동을 네 가지 핵심 축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3.1 고도 정련/제련 및 초고순도화 기술(High-Purification Technology)

저급 혹은 복합 스크랩(철, 납, 주석, 알루미늄 등이 혼입된 스크랩)의 품질을 신제련 구리와 동일한 99.99% 이상의 고순도 전기동(4N Grade)으로 탈바꿈시키는 정련 기술이 비철금속 리사이클링의 중추다. 최신 피로제련(Fire Refining) 기술은 다단 산화-환원 반응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반사로나 회전로 내부의 용융된 구리 탕면에 산소를 강하게 불어넣어 구리보다 산화 경향이 큰 철(Fe), 아연(Zn), 알루미늄(Al) 등을 산화물(Slag) 형태로 부상시켜 1차로 완벽히 걷어낸다. 이후 잔존하는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환원제(환원가스 또는 탄소봉)를 투입해 정제동 양극(Anode, 순도 99.2% 이상)을 주조한다.

이렇게 제조된 양극은 최종 단계인 고도 전해정련(Electro-Refining) 공정으로 진입한다. 황산구리 전해액 내부에서 전류를 흘려 양극의 구리를 이온화시키고, 반대편 음극(Cathode)판에 고순도 구리만을 선택적으로 석출시키는 전기화학적 공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연, 니켈 등은 전해액에 용해되고, 금, 은, 백금 및 귀금속류는 양극泥(Anode Slime) 형태로 바닥에 가라앉아 별도로 회수된다. 이 초고순도화 정련 기술의 고도화 덕분에 과거에는 건축용 파이프나 저급 주물로만 쓰이던 스크랩이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PCB)용 초미세 전해동박(Copper Foil) 및 초고압 송전 케이블용 무산소동(OFC) 와이어 로드재로 완벽하게 고부가가치 리사이클링이 가능해졌다.

3.2 AI 및 디지털 트윈 응용 스마트 자동 선별 기술

재활용의 효율성을 결정짓는 첫 단추는 철저한 사전 분리·선별이다. 구리 스크랩은 순수한 황색 고동 외에도 아연이 혼합된 황동(Brass), 주석이 섞인 청동(Bronze), 니켈이 포함된 백동(Cupronickel) 등 수많은 합금 형태로 유통되므로 이를 육안으로 선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최근 도입된 AI 기반 스마트 선별 기술은 컨베이어 벨트 상단에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와 딥러닝 비전 알고리즘을 장착하여 스크랩의 미세한 색상 차이와 형상을 초당 수백 개씩 실시간 판별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첨단 장비는 레이저 유도 붕괴 분광법(LIBS, Laser-Induced Breakdown Spectroscopy) 및 X선 형광 분석(XRF) 센서를 다중 융합(Multi-Sensor Fusion)하여 운영된다. 스크랩 표면에 초고속 레이저를 조사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플라즈마의 고유 파장을 분석함으로써, 단 0.01초 만에 해당 스크랩의 정확한 화학적 성분 조성을 매핑해 낸다. 컴퓨터 시스템 지시에 따라 하단에 배치된 수십 개의 정밀 에어 제트(Air Jet) 밸브가 강력한 압축 공기를 쏘아 스크랩을 합금 등급별로 완벽하게 튕겨내 분리한다. 이 기술은 선별 정확도를 96% 이상으로 달성하고 수작업 대비 회수 속도를 30배 이상 혁신하여, 복합 가전 스크랩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3.3 친환경 고효율 재활용 물리적 가공 설비 및 연소 장비 고도화

기술 혁신의 세 번째 축은 스크랩의 물리적 전처리 가공 설비와 친환경 친환경 용융로의 진화다. 폐전선 재활용의 핵심 설비인 고성능 복합 슈레더(Shredder) 및 그래뉴레이터(Granulator) 시스템은 미세 분쇄 기술을 극대화하여 구리 도체와 PVC/PE 피복 수지를 나노 단위에 가깝게 물리적으로 박리시킨 뒤, 정전선별기(Electrostatic Sorter)를 통과시켜 미세 구리 분말을 99% 이상 유실 없이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와 유해가스를 완벽히 잡아내기 위해 전 공정이 음압 밀폐형 집진 구조로 설계되었다.

또한, 스크랩을 용융하는 유도 가열로(Induction Furnace) 및 수직식 연속 용해로(Shaft Furnace) 부문에서는 축열식 버너(Regenerative Burner) 기술과 순산소 연소 시스템(Oxy-Fuel Combustion)이 표준으로 안착했다. 연소 배출가스의 고온 폐열을 교대로 축열체에 통과시켜 흡입 공기를 1,000℃ 이상으로 예열함으로써 연소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소비를 30% 이상 절감한다. 아울러 화염 온도의 정밀 제어를 통해 대기오염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NOx)과 다이옥신의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완전 연소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탄소 제로 및 오염 제로'라는 친환경 재활용 공장의 표준 모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4. 종합 정리 및 한국 동 재활용 산업의 시사점과 미래 대응 방안

동 및 동합금 스크랩 재활용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 탄소중립 무역 규제, 그리고 자원 안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대전환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본 고의 분석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국내 동 스크랩 발생량은 2026년 기준 31만 톤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나, 내수 총수요인 55만 톤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 상태다. 더욱 심각한 위기는 이러한 원료 부족 상황 속에서도 매년 15만 톤이 넘는 고품위 핵심 스크랩 자원이 자금력과 강력한 정책 지원을 앞세운 중국 등으로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있다는 구조적 모순이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탄소 국경 장벽을 넘기 위해 민·관·학이 총력 대응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전략적 방안을 제언하며 결론을 맺고자 한다.

4.1 정부 주도의 자원 안보 정책 수립 및 제도적 안전장치 도입

첫째, 구리 스크랩을 단순한 '폐기물'의 프레임에서 탈피시켜 국가 차원의 '지정 전략 원자재'로 격상 시켜야 한다. 고품위 동 스크랩의 무분별한 해외 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전략 리사이클링 자원에 대한 수출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시간화하고, 수급 불안정 시 신속히 가동할 수 있는 수출 할당제 또는 전략 자원 보존 무역 규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둘째, 스크랩 유통 시장의 불투명성을 걷어내기 위한 세제적·제도적 양성화가 급선무다. 무자료 음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스크랩 전용 '재생자원 공공 전자거래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매입세액 공제 특례 확대, 유통 대리상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가 공인하는 고품질 재생 원료 인증제도(GR 인증의 고도화 및 글로벌 상호인증 체계 구축)를 확립하여, 가공업체가 안심하고 재생동을 구매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에코 마켓을 조성해야 한다.

4.2 기업 차원의 저탄소 기술 투자 및 고부가가치화 역량 내재화

국내 비철금속 및 신동 기업들은 단순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선진국 수준의 R&D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첫째, 불순물 혼입이 심한 저급 스크랩에서도 첨단 전자 부품이나 고부가 전선재로 사용 가능한 99.99% 이상의 전기동을 뽑아낼 수 있는 고도 다단 정련 및 고효율 전해정련 자동화 라인 구축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둘째, 중소 스크랩 야드 단계에서부터 대량의 혼합 비철 스크랩을 등급별·합금별로 완벽히 분리해 낼 수 있도록 AI 비전 선별기와 LIBS 레이저 분광 시스템을 패키지화한 '스마트 리사이클링 센터' 모델을 조기에 보급·확산해야 한다. 원료 정제 기술력의 확보만이 중국의 가격 공세에 맞서 자원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4.3 상생형 순환 경제 밸류체인(Value Chain) 모델 구축 및 ESG 공급망 통합

개별 기업 단위의 파편화된 원료 확보 경쟁은 결국 공멸을 초래한다. 대형 제련사(LS MnM 등), 신동 제조업체, 그리고 중소 스크랩 수집·가공 전문기업 간의 견고한 '수직 계열 상생 협력 생태계'를 정립해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 수집 가공업체에게 성분 분석 기술과 AI 선별 설비를 지원하고, 가공업체는 규격화되고 불순물이 제어된 고품질 선별 스크랩을 대기업에 장기 계약으로 안정 공급하는 선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용이성을 고려하는 'DfR(Design for Recycling)' 개념을 가전 및 자동차 대기업들과 협력하여 선제 도입하고, 폐기 시 자사 제품을 전량 회수하여 동 스크랩을 재투입하는 닫힌 폐쇠형 순환 체계(Closed-Loop System)를 완성함으로써 글로벌 CBAM 및 ESG 공급망 규제를 완벽히 방어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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