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7] 철강 신수요 발굴 현황…소재개발 부터 공급까지 종합 솔루션으로 시장 선점

특집 2026-06-17

철강업계가 신수요 확보를 통한 불황 극복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무역장벽 등의 환경악화와 더불어 국내 철강 주요 수요산업인 건설산업의 부진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성장활력을 앓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는 총 1,72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75건)에 견줘 약 17% 늘었다. 종합공사업은 290건, 전문공사업은 1,436건으로 집계됐다.

금융비용 조달이 만만치 않은데 공사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결국 폐업을 선택하는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사 줄폐업 속도는 지난 2022년 금리인상 이후 빨라지고 있다. 금리인상의 누적 충격이 여전한 와중에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철강업계는 수요 공동개발 활동을 통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혹은 제조업체와 수요가가 신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이나 기존 시장을 넓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수요가가 각자 영역에서 수요를 확보해 서로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서로 부딪히는 일이 증가하고 독자적으로 하기에는 한계를 느껴 시간이 갈수록 공동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 가지 성장전략에만 매여 있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 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혼자 하는 것 보다 같이 이겨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철강업체들은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자연스럽게 새로운 전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역시 수요산업 전망이 전년과 비슷한 상황이라 관련 철강업체들은 신제품 및 신수요 개발을 통해 수익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자주>

금강공업은 모듈러 건축 공법을 통해 국내 첫 중고층 모듈러주택 실증 사업에 참여했다금강공업은 모듈러 건축 공법을 통해 국내 첫 중고층 모듈러주택 실증 사업에 참여했다

 

■ 모듈러주택 2030년 약 2조8,000억원 규모 성장

모듈러 주택 성장에 철강 업계가 관련 수요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를 공장 등 현장 외 공간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조립만으로 완성하는 공법이다. 기존 건설 방식보다 공기를 20~30% 단축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의 작업이 줄어 안전사고 위험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장 시공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건설 기준과 규제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모듈러 건축 공법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5.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570억원에서 올해 6,074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 2030년에는 약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임대주택과 행복주택 등에 모듈러 공법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고양창릉·남양주왕숙2 등 3기 신도시 사업에도 중고층 모듈러 주택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민간 건설사들도 모듈러 건축에 뛰어든 상태다.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목조 모듈러 회사 ‘단우드’를 인수했으며 국내에서는 ‘자이가이스트’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경기 용인 영덕동에 국내 최고층인 13층 모듈러 주택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했다.

철강업체 중 금강공업은 지난해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공장을 신규 인수하고 해당 부지를 모듈러 전용 생산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형 건축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모듈러 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보은공장은 금강공업이 신규로 매입한 생산시설로, 모듈러 건축 전용 공장으로 특화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부지면적은 약 8,200평 규모이며, 연간 약 1,000개의 모듈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특히 이 공장은 높은 생산 효율성과 물류 접근성이 강점으로, 금강공업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건축 과정에서 고숙련 인력의 필요가 상대적으로 덜해 인건비가 낮다. 건설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 주택의 질이 천차만별인 기존 건축 공법과 비교했을 때 균일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장 공정을 거쳐 모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자재가 절감돼 친환경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어 유창이앤씨는 지난해 포스코A&C의 모듈러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유창이앤씨는 포스코이앤씨 자회사 포스코에이앤씨의 모듈러 영업 부문을 인수한다. 포스코에이앤씨가 영위하는 사업 중 모듈러 사업 관련 자산과 인력 등을 50억원에 양도 받는 것이다.

유창이앤씨는 국내 모듈러 건축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모듈러 시공 실적은 70여개에 이른다. 이는 연면적 기준 16만2,926㎡, 모듈 개수로는 6,370개에 해당한다. 제3공장 천안공장을 모듈러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창이앤씨는 각관을 모듈러 유닛의 컬럼으로 사용 하면서 수직으로 체결된 모듈러 유닛들에 포스트 텐션(Post tension)을 적용하여 모듈러 유닛을 견고하게 체결한다. 이에 공장에서 모듈러 유닛의 외부 및 내부를 완전히 마감하여 현장에서는 모듈러 유닛을 체결하기만 하면 되므로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과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 속에 모듈러 건축은 미래 핵심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철강재 수요 증가

중동 전쟁 장기화 조짐에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AI(인공지능) 투자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AI 시대 개막의 핵심으로 떠오른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물량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 리서치 그로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39만 9,852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관세가 발효된 직후인 2025년 6월 수출량이 23만 9,999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67.3% 증가했다.

특히 철근은 같은 기간 11배 이상 수출 물량이 늘어 핵심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 강관 역시 13만 6,554톤이 수출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컬러강판 수출 또한 136.8%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AI 버블 논란에도 당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부동산 기업 JLL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한다.

이 기간 100기가와트(GW) 규모 시설이 건설되면서 전 세계 용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분포를 보면 미국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기술 매체 싸타카는 지난 4일 전 세계 1만1000여 개 데이터센터 중 4303개가 미국에 있다고 보도했다. 전체의 약 39%에 해당한다. 버지니아주만 668개로, 2위인 독일 전체(494개)보다 많다.

AI를 구동하기 위한 물리적 인프라, 즉 데이터센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그 뼈대를 지탱하는 철강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가령, 데이터센터는 수만 대의 서버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야 하므로 엄청난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강재가 필수적이다.

데이터센터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물 자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위한 건축용 강관 수요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데이터센터 내 서버는 미세한 진동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더 정교하고 강한 철강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또,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공장보다 수십 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송전망을 확충하는 과정에서도 철강이 대거 투입된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거대한 송전탑 구조물은 철강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흐름은 무거운 서버와 전력·냉각 장비를 지탱해야 하는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핵심 수요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용 건물보다 많은 양의 철강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고하중, 내진, 내열 조건을 충족하는 고강도 구조재를 요구한다. 이는 국내 철강사 입장에서 판가와 마진이 높은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미국 내 공급 부족과 현지 가격 상승, 통상 리스크로 인한 중국산 철강의 배제 조치 등이 맞물리며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세아제강의 초대형 대구경강관세아제강의 초대형 대구경강관

철강업계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대형강관을 비롯해 전선관 수요를 확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아제강은 지난 2024년 냉간 프레스를 이용한 초대구경 각형 강관 인증(KSD 3864 : 용접 구조용 냉간 각형 각관)을 신규 취득했다. 인증심사기준에 따른 등급은 총 2가지로 SNRT275A 와 SNRT355A로 구분되며, 세아제강은 두 종류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초대구경 각형 강관 생산은 포항 공장 내 JCOE 강관 성형 설비와 SAW 내외면 용접 라인 등을 활용하여 생산된 각관이며, 1000 X 1000 X19T, 1000 X 1000 X 40T 제품에 대하여 KS D 3864 강관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KS D 3864 용접 구조용 냉간 각형 각관 제품은 용접성 이외 내진 안전성이 우수한 제품이다. 전세계적으로 내진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기둥재로 대형각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미 일본에서는 관련된 대형 각관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형각관은 대부분 건축 구조용으로 쓰인다. 각관은 H형강에 비해 내지진성뿐만 아니라 휨 강도가 높아 경제적인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건축에 쓰이는 물량과 내화 피복 또는 마감 대상 면적이 적어 효율적인 시공도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각파이프를 활용해 H빔 대신 건축물이나 기계 장비에 주로 사용한다.

이어 현대제철, 현대스틸파이프, 힐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원형 원형 CFT기둥 합성구조공법인 ‘ID-Column’과 H형강보를 연결하는 내진접합부 기술이 한국강구조학회(KSSC)로부터 구조 안정성 및 기술 신뢰성을 공식 인증받았다.

이번 인증은 ‘부분 관통형 다이아프램(TD-Type)’과 ‘박스형 다이아프램(BD-Type)’을 적용한 중간모멘트골조 내진접합부 설계 방법 및 기술 지침에 관한 것이다. 3사는 공동 연구를 통해 보춤 800mm 이하인 H형강보와 ID-Column 콘크리트충전강관(CFT) 기둥으로 구성된 접합부의 성능을 검증하고 최종 인증을 획득했다.

ID-Column은 강관 내부에 다이아프램을 구성하고 콘크리트를 충진하는 원형 CFT기둥 공법이다. 외부 강관이 내부 콘크리트를 구속하여 압축강도를 상승시키고, 내부 콘크리트는 강관의 국부좌굴을 방지하는 상호보완적 시스템을 통해 높은 강성과 내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ID-Column 공법은 성능뿐만 아니라 경제성 면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법 비교 분석 결과, 일반적인 기둥 공법(100%) 대비 강재 물량을 대폭 절감하여 약 80% 수준의 비용으로 시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의 경제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치다.

또한, 표준화된 환경에서 사전에 제작된 부재를 현장에서 설치함으로써 시공 속도가 우수하고 품질 확보가 용이하다. 이는 최근 건설 업계의 화두인 공기 단축과 인건비 절감 요구에 부응하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3사는 이번 한국강구조학회 기술인증을 발판 삼아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공장 등 건축물에 ID-Column 공법 적용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넥스틸은 국내 최초로 전기저항용접(ERW) 강관 외경 26인치(660.4mm) 강관을 생산해 수출에 성공했다. ERW강관 외경 26인치는 아시아 최대 외경 사이즈로 전세계적으로도 일부 강관 제조사만이 생산이 가능하다.

회사측에 따르면 넥스틸이 2023년에 도입한 ERW 강관 26인치 설비는 최대 외경 26인치, 최대 두께 1인치(25.4mm), 최대 길이 81피트(24.7meter)의 강관을 생산할 수 있으며 또한 각관 550mm X 550mm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설비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수요처인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신규 매출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매출처를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글로벌 해상풍력 2035년 420GW까지 증가 전망

전 세계 해상풍력 설치 규모가 향후 10년간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철강업계도 글로벌 해상풍력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보고서를 인용해 2035년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용량이 420GW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2025년 말 기준 글로벌 해상풍력 설치량은 92GW인데 10년 뒤에는 4배 이상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약 50GW 규모의 설비가 전 세계 각지에서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는 올해 연간 신규 해상풍력 설치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1년부터는 세 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3월 정부는 해상풍력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민간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입지를 발굴하던 방식에서 정부가 입지 선정부터 인허가까지 주도하는 ‘계획입지’ 체제로의 전격 전환으로 바뀌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터빈,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등 핵심 기자재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실증단지 조성에 대한 법적 지원 근거를 담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은 철강, 조선, 플랜트 등 ‘중후장대’ 산업의 역량이 집결되는 분야인 만큼, 이번 법 시행이 국내 공급망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철강업계도 해상풍력 재생에너지 산업의 수요 확보를 위해 강재 개발부터 제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오스테드사와 인천 해상풍력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통해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오스테드와 국내 최대 규모인 1.4GW급 인천 해상풍력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탈탄소를 목표로 해상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양사의 협력은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이번 협약에서 포스코그룹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및 타워 제작에 필요한 고강도 강재 공급, 육상 기반시설 건설, 해상 설치(EPCI) 및 운영·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다.

오스테드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23년 인천 해상풍력 단지에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양사는 앞으로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인천 해상풍력사업의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프로젝트 실행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어 현대제철이 현대건설과 손잡고 해상풍력용 철강재 시장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당진 현대제철 연수원에서 현대건설과 ‘부유식 해상풍력 독자모델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강재·콘크리트 결합형 하이브리드 부유체 독자모델 개발 ▲2027년 노르웨이 선급(DNV) AIP 인증 획득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AIP(Approval in Principle, 개념승인)란 신기술이나 신개념 설계를 적용한 제품 제작에 앞서 기술 안전성과 타당성을 전문 인증 기관으로부터 검증받는 초기 승인 절차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해저면에 구조물을 고정하지 않고 바다 위에 부유체를 띄워 발전하는 방식으로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 설치가 가능해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이 용이하며, 풍부한 바람을 활용한 높은 발전 효율을 갖춰 차세대 해상풍력 시장 확대의 중심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할 예정인 하이브리드 부유체는 해양 환경에 특화된 현대제철의 철근, 후판 등 고강도·고내식 강재와 콘크리트를 함께 적용해 내구성과 경제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차세대 해상풍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사의 고기능 강재 기술력과 현대건설의 해상 시공 역량을 결합한 공동연구에 착수했으며 이미 독자모델 관련 공동 특허를 출원하는 등 상용화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아제강의 경우 뛰어난 해상풍력용 강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의 해상풍력용 강관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1월 전남 신안군 우이도 인근 해상에 조성되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에 투입될 해상풍력용 후육강관 수주를 확보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총 사업비 약 2.6조 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한화오션과 현대스틸산업이 하부구조물 제작 및 시공을 맡는다.

세아제강은 이번 사업에서 신안우이 해상풍력 단지에 설치될 하부구조물(자켓 및 핀파일) 제작의 핵심 소재인 특수 후육강관을 전량 공급한다. 특히 6.2만톤에 달하는 이번 물량은 국내 해상풍력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강관 납품 규모로 평가된다.

세아제강은 국내외 시장에서 축적해온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국산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특히 세아제강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 강관 공급을 넘어, 설계사양에 맞춘 제작 공정까지 직접 수행하며 수요가와의 파트너십 가치를 한층 높였다.

생산은 전라남도 세아제강 순천OF공장의 최첨단 후육강관 생산 라인을 활용해 진행되며, 프로젝트 공정에 맞춰 차질 없는 강관 납품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국내외 프로젝트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앞선 2024년 세아제강 순천OF공장을 매입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 청정수소 확보 위해 철강사, '소재부터 제품'까지 개발

철강업계가 국내 수소 관련 수요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수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위기를 막을 탄소 중립을 위한 필수 에너지로 꼽힌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원소다. 생산 방법에 따라 친환경 여부가 결정된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수소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소가 연소 후 유독성 기체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수소 상용화에 성공하면 생산 후 저장이 어려운 전력 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시장성도 높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50년이면 글로벌 수소 경제 규모가 12조 달러(약 1경6,7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에너지 상용화의 핵심은 고압을 견뎌내는 소재 기술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수소전기차나 수송용 튜브트레일러는 소재 경량화라는 과제가 추가된다. 현재 수소 차량에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가 쓰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 그러나 복합소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틸의 수소 대응력이 높아진다면, 복합소재와 경쟁 가능한 소재가 되는 것은 물론, 수소 상용화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는 수소 배관부터 연료탱크까지 강재와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 배관인 이송용강관은 포스코가 수소 이송용 강재를 국내 최초 수소시범도시인 안산에 적용했다.

수소 배관망수소 배관망

지금까지 국내의 수소 이송용 배관은 6인치 이하의 소구경 수입산 무계목강관(Seamless)강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국내 수소시범도시는 수소 이송량이 많아 지름이 8인치인 대구경 배관으로 설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8인치 이상 대구경 강관은 용접 강관이 사용되나 용접부의 안전성 확보 문제로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에 포스코는 기존 대비 수소로 인한 깨짐과 부식에 견딜 수 있도록 용접부의 수명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철강재를 신규 개발하는 등 소재 국산화를 추진했다. 이번에 포스코가 개발한 강재는 영하 45℃에서도 용접부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 조관사인 휴스틸 등에서 강관으로 생산하고 있다.

강관 업체 중 세아제강은 수소 이송용 배관의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포스코와 API X-Grade급 고강도 ERW와 SAWL 소재 및 강관을 개발해냈다. 특히 API X52 ERW 6인치 및 8인치 제품을 안산 수소시범 도시와 포항 수소충전소 수소 이송용 배관으로 공급했다.

세아제강 R&D센터에서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과 수소 이송용 배관, CO2 이송용 배관, 클래드(Clad) 제품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세아제강은 이러한 인증 취득을 통해 최대 100% 수소 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수행의 선도기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아제강 제품 개발 인증 기관은 RINA Consulting - Centro Sviluppo Materiali S.p.A(CSM)으로 R&D센터에서 수소 이송용 배관의 수소취성 평가에 대해 파괴 역학 접근방식을 사용하는 ASME B31.12 Option B의 방식을 적용하여 100% 수소 농도와 설계압력에서 임계응력강도 계수인 K1H(Minimum threshold stress intensity factor) 시험평가를 진행했다.

이어 현대스틸파이프는 고압 수소가스 수송용 대구경 강관에 대한 내수소취성 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이탈리아 RINA Consulting - Centro Sviluppo Materiali S.p.A(CSM)로부터 국제 인증을 지난해 획득했다. 인증 제품은 항복강도 450MPa급(API X65) 소재를 적용한 직경 30인치, 두께 15.9mm의 대구경 강관이다. 80bar 압력의 순수 수소 가스 환경에서 1,000시간에 걸쳐 진행된 내수소취성 시험에서 모든 부위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ASME B31.12 규격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결과를 달성한 것이다.

현대스틸파이프는 이번 인증을 통해 고압 수소 환경에서도 안정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강관 제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입증했다. 수소 수송 인프라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 중 하나인 고압 수소 수송관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수소 부분에서 수소 생태계 및 충전소 구축에 필요한 스테인리스(STS) 봉강·무계목강관 등을 개발한다. 수소를 운반하거나 저장하기 위해서는 일반 제품 대비 내압성, 내열성이 우수한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STS선재, STS봉강 및 STS강관 시장에서 기술 노하우와 축적된 생산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수소사업에 사용되는 STS 소재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 정부 농정대전환 정책 추진에 스마트팜 산업 주목

정부가 농정대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스마트팜 산업을 육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세대 스마트팜 구축에만 올해 1,400억원을 투입한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과 고효율 기계설비 등을 활용해 시설원예·축산의 생산성, 품질, 효율성을 높인 농장을 말한다. 초기에는 농장에 설치된 냉난방기를 자동으로 켜고 끄는 수준에 그쳤지만, 고효율 기계설비 적용을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스마트팜 사업 내 기계설비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1~2세대 스마트팜은 생산자의 기술 숙련도와 의사결정 능력에 의존해 현장 활용도가 저조했다. 시설과 장비는 자동화됐으나 실제 환경제어와 처방은 생산자가 직접 제어하는 구조로 고령·초보 농가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3세대는 AI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제안하는 단계로, 누구나 쉽게 전문적으로 농업을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개발됐다. 2030년까지 예정 사업비는 약 5,800억원이며, 올해에는 1,4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농정대전환 정책에 동참하고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농원용강관부터 각관 등 스마트팜에 사용되는 철강재 수요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 지난해 1,600개소 수준이던 보급형 스마트팜을 올해 2,000여 개소로 늘리기로 했다. 2분기부터는 현장 중심 스마트팜 컨설팅도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팜에는 포스맥, 컬러강판, 농원용강관을 비롯해 각파이프 2.3㎜의 고강도 제품을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강도 고내식 강재인 포스맥을 통해 그린 솔루션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맥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월드프리미엄 제품(WTP)으로 아연, 알루미늄, 마그네슘을 함유한 초고내식 합금도금강판이다. 기존 용융아연도금 강판에 비해 부식 내성이 5배 이상 강해 일명 ‘부식에 강한 철’로 불리고 있다. 우수한 내식성 덕분에 옥외 시설물에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태양광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강판의 항균컬러강판은 이와 같은 스마트팜 조성에 적합한 소재로 평가 받으며 적용을 늘려가고 있다. 포스코의 포스맥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타사의 기존 용융아연도강판(GI)을 사용하는 제품 대비 내식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스마트팜스마트팜

이밖에 태양광 스마트팜에 적용된 한화솔루션 영농형 태양광 모듈은 일반 모듈의 절반 크기로 제작됐다. 온실 햇빛 확보를 방해하지 않고 낙수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모델로 농업 환경에 적합하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형 태양광과 다른 방식으로 같은 발전 용량의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때 농촌형 태양광에 비해 경제적 비용 부담이 조금 크지만 태양광발전수익과 함께 영농수익을 함께 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태양광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지역 거주자와 발전 사업자 간의 의견차이로 인한 분쟁들이 있다. 이에 반해 영농형 태양광은 지역 거주자가 직접 생업인 농업과 함께 태양광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수익 개선은 물론, 에너지 전환에 함께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철강업계도 포스맥을 비롯한 철강 제품에 대한 패키지 영업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유통판매 외 실수요 개발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 확보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팜 설계 단계부터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철강 적용 구간을 확대해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각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고강도 중공철근 생산 신시장 개척

강관 제조업계가 포스코의 이노빌트 제품인 고강도 중공철근 생산을 준비하고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STC800 중공철근이라 불리는 강관철근은 고강도 강관의 표면에 돌기형태를 구현한 제품으로 고강도 강재를 사용해 이형철근 대비 동등 수준의 부재력을 확보하면서 무게는 절반인 것이 특징이다.

흙막이벽 공사에 많이 사용하는 D29(직경 28.6㎜), D32(직경 31.8㎜) 이형철근 한 본(12m)의 무게가 각각 60㎏, 75㎏을 넘는다. 현장 작업자가 안전하게 다루기 쉽지 않으며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반면 STC800 중공철근은 이형철근 대비 무게가 절반으로 자재비만 해도 5~10% 절감이 가능하다. 이형철근에는 일반용과 용접용이 구분되어 있다. 흙막이공사에는 대부분 일반용 이형철근을 사용하는데, 12m 이상의 망을 만들 때 길이방향으로 겹이음 길이 산정 기준에 맞춰 결속선으로 겹이음을 해야 한다.

용접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로 용접용 이형철근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중공철근은 용접이 가능해 겹이음 길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제품은 2021년 상반기에 안정성, 경제성, 친환경성을 높이 평가받아 포스코의 이노빌트 인증을 받았다.

한진철관은 구조관 업계 최초 ‘중공(中空)철근’ 전용 생산라인 증설했다. 이번 중공철근 생산라인 증설은 한진철관의 태양광 수출용 팔각관에 이어 두번째 신규 시장 진입을 위한 프로젝트다.

회사는 기존 구조관 시장의 무한 치킨게임에서 벗어나고자 신규 제품개발을 지속해왔다. 이전 태양광 수출용 팔각관에 이어 중공철근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구조관 시장의 수요한계를 제품개발로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공철근중공철근

이와 함께 SP-CIP 강관철근망은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성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 제품에 주로 쓰인 STG800 강관은 일반 철근과 동일한 강도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단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m 당 가격을 철근 대비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철근보다 50% 이상 가벼워 현장 작업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SP-CIP 강관철근망은 일반 철근망과 달리 용접 가공이 가능해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선 제작을 통한 공급 체계까지 갖춰 공장에서 완성한 후 현장에 설치만 하면 되는 편리함까지 갖췄다. 이와 관련해 고강도 소재를 강관으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강관업계에서도 추가적인 설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건설용 구조관을 생산하는 강관 업체에서 고강도 소재를 사용한 강관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공기 단축 수요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요인들에 의해 탈현장 건설 시공에 적합한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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