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전망-철근·H형강] 제한적 반등 전망…올해도 상저하고 기대
2025년 국내 봉형강 시황은 최대 수요처 건설산업의 장기 침체로 4년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건설경기 침체에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는 700만톤 선까지 흔들린 상황이다. 국내 철근 생산능력이 연간 1,200만톤 수준임을 고려하면 평균 가동률은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2022년까지 성수기 기준 1천만톤대를 유지했던 철근 수요는 연이은 건설경기 침체에 2023년 900만톤 중반대로 꺾이더니 2024년 700만톤 후반대에 이어 지난해 600만톤 후반대까지 수직낙하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장기적으로 건설경기 반등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으나 미분양 누적 등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업 위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형국이다.
유례없는 낙폭을 보이고 있는 철근 수요는 올해도 700만톤 선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기 선행지표 위축에 H형강 수요 역시 유의미한 반등 기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 건설경기 뚜렷한 반등 어려워…정부도 '플랜B' 준비해야
올해 건설경기는 긍부정 요인이 혼재하면서 강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더딘 공사착공으로 철근 수요 역시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5일 본지 주최 '2026 철강산업 이슈 및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건설산업 2025 동향 및 2026년 전망'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국내 건설경기는 정치적 문제 등 불확실성 확대로 상반기에는 침체, 하반기는 일부 완화 움직임을 보였다.
공공 공사물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 올해까지 확대가 예상되며 민간 공사물량 역시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전망이나 부진한 요인도 있어 여건이 혼재된 상황이다.
건축시장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경우 개선 여지는 있으나 실제 착공과 분양 회복은 수도권 위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토목공사 역시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발주 공사물량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박철한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액을 지난해 대비 4.0% 증가한 231조2,000억원으로 내다봤다.
공공부문 발주 확대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 기조, 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 금융여건 개선 기대 등이 긍정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올해 건설수주는 민간 발주(+2.2%) 대비 공공(+8.4%)에서 큰 폭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문제는 이 같은 건설수주 개선에도 건축착공면적이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공사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물량기준 동행지표인 건축착공면적은 재작년에는 기저효과로 18.6% 증가했으나, 지난해 1~10월 16.3% 줄면서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심사 강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건설수주와 건축착공 간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공사 물량의 급격한 감소로 지난해 건설투자도 26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건설투자 규모는 2020년(313조원)을 고점으로 5년 연속 내림세다.
다만 올해 건설투자 역시 착공 지연에 따른 부진이 이어지지만 공공 물량 증가와 함께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2.0% 늘어난 270조원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더딘 공사착공 회복으로 봉형강 수요 역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건축공사는 전반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나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 주택 건설 착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건설 예산을 추가 확대하는 가운데 부양효과 극대화와 건설투자 회복 지연에 대비한 '플랜B'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경기부양을 위한 공공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건설투자 회복 지연에 대비한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 등 선제적인 주택 착공 강화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철근 수요 '더 내려갈 곳 없다'
코로나19 기저효과에 2022년까지 1천만톤을 넘겼던 국내 철근 수요는 연이은 건설경기 침체로 2023년 900만톤 중반대로 꺾이더니 2024년 700만톤 후반대에 이어 지난해 600만톤 후반대까지 수직낙하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국내 철근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앞서 1분기(-14.9%)와 상반기(-11.7%) 대비 감소폭은 지속 줄고 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이 기간 철근 내수 판매는 568만5,000톤으로 10.2% 줄었으며, 특히 철근 수입이 50% 급감한 9만톤에 그쳤다. 올 상반기 국내 제강사 철근 생산은 협회 집계 이래(2000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평균 수요가 57만8,000톤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철근 총수요는 693만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철근 수요 전망은 1분기 673만톤에서 상반기 710만톤으로 큰 폭 개선된 바 있으나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해진 모습이다. 앞서 2024년 총수요(778만톤)와 비교하면 10.9%(85만톤)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1년(1,123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400만톤 이상 급감하는 셈이다. 앞서 현대제철이 재작년 말 예측했던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는 800~820만톤 수준이었다.
지난해 예상보다 더욱 저조한 수요에 현대제철(4월)과 동국제강(7월 하순~8월 중순)은 순차적으로 약 한 달간 인천공장 셧다운을 단행하기도 했다. 양사 모두 정기 대보수가 아닌 시황 악화로 철근라인 전면 가동 중단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최근 정부의 경기 활성화와 금리인하 기조 등 건설산업에 대한 우호적 환경을 감안하면 올해는 소폭 반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H형강, 비주택 양호…완만한 개선 기대
철근에 이어 지난해 H형강 수요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급감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H형강 수요는 158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이 기간 H형강 내수 판매는 135만톤으로 4.7% 줄었으며, 특히 수입이 17.2% 급감한 23만8,000톤에 머물렀다.
월평균 수요가 15만9,000톤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H형강 총수요는 191만톤으로 추산된다. 2024년 H형강 총수요(205만톤)과 비교하면 7.1%(14만톤)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2년(284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32.9%(93만톤) 급감하는 셈이다.
H형강 수요는 일부 불규칙성이 있으나 대부분 건축착공면적과 동행하는 점에서 침체된 착공실적이 뚜렷한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전국 건축착공면적은 6,346만㎡로 전년 동기(7,582만㎡) 대비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이 가장 큰 주거용 착공면적이 27.1% 급감하면서 전체 착공 부진을 견인했다. 다만 비주택 부문에서는 상업용이 8.3% 늘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건축착공면적은 적게는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건설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해 H형강 수요 역시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1~10월 건축허가면적도 전년 동기 대비 11.8% 줄어든 8,671만㎡에 머무른 모습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4년 건축허가와 착공 실적이 10년 평균의 75%에 머무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감소폭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해 건설경기 반등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투자가 급감하면서 내년 역시 낮은 수준에서 반등이 예상된다"며 "민간 건축시장의 회복 여부와 지방경기 활성화가 건설경기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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